한국일보

색다른 봄마중 ‘부활절 브런치’

2007-04-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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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첫번째 보름달 다음에 오는 일요일인 부활절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전통일 뿐 아니라, 긴 겨울의 끝과 따뜻한 봄의 시작을 축하하는 관습이다. 이 날이 되면 뚜렷한 계절의 변화와 함께 새벽예배와 기념식사, 이스터 에그 헌트, 피크닉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진행된다. 또한, 특별한 예식이나 이벤트에 참석하지 않는 가정에서도 뭔가 색다른 외출을 계획하게 되고, 그래서 많은 가족들이 이스터 브런치를 찾아 나선다. 단순한 일요일 오전, 늦은 아침식사나 조금 이른 점심식사로 생각하는 외식보다 봄을 만끽하는 기분으로 온 가족이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도 즐거운 일. 그런 의미에서 다음에 소개하는 브런치 식당들은 봄 기분을 최대한 느낄만한 분위기를 갖추었거나 부활절 특별 메뉴를 준비한 곳들이다. 오랜만에 화사한 차림으로 특별한 사람들과 멋진 봄맞이 브런치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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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겐빌레아 꽃이 만발한 호텔 벨-에어의 테라스 식당은 봄이 피어나는 정원과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어서 야외 브런치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유명 호텔-레스토랑 특식 마련
골라먹는 재미, 분위기도 Good



호텔 벨-에어 다이닝룸 (Hotel Bel-Air Dining Room)
701 Stone Canyon Rd., LA, CA 90077, (310)472-5234
실내 다이닝 룸의 기품 있는 분위기와 서비스 덕분에 정장 차림의 청년이 무릎을 꿇고 청혼하는 장소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요즘 같은 철에는 푸르게 피어나는 정원과 백조가 떠다니는 연못을 내려다보면서 테라스에서 브런치를 즐기기에 더 적합하다. 부활절뿐 아니라, 어머니 날,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브런치 등 특별한 날 외식 장소로 권하게 되는 곳이다.
프랑스 요리가 주를 이루는 저녁과 달리 브런치 메뉴는 의외로 간단하고 평범한데, 재료의 향을 살린 깔끔함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럽고, 셰프와 웨이터들의 최고급 서비스 덕에 실제보다 더 맛있게 느껴진다. 시어드 투나와 트러플-컬리플라워 크림수프가 인상적이다.
브런치 시간은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인데, 너무 이른 시간보다도 12시30분 이후에 도착하여 천천히 식사를 마치면 ‘백조 호수’로 불리는 연못 주변이 한가해서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카메라는 반드시 지참할 것.


하우스 오브 블루스 가스펠 브런치 (House of Blues Gospel Brunch)
8430 W. Sunset Bl., West Hollywood, CA 90069 (323)848-5100
1530 S. Disneyland Dr., Anaheim, CA 92802 (714)778-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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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 선셋 스트립의 명물이 되어버린 하우스 오브 블루스의 가스펠 브런치 공연 장면>

댄 애크로이드와 짐 벨루시로 구성되었던 블루스 브라더스 스타일로 가스펠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지난 수년간 LA의 명물로 자리 잡아서 관광객이 유난히 많고 쇼가 진행되는 동안 다소 소란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한번쯤 이색적인 분위기 속에서 흔히 접하지 않는 독특한 맛을 체험하는 기분으로 방문할 만하다.
브런치 부페는 할리웃 향이 다분히 가미된 남부 음식으로, 햄과 감자 캐서롤, 치즈 그릿츠, 잠발라야, 케이전 미트로프 등과 일반적인 브런치 메뉴인 오믈렛, 소시지, 각종 빵 종류 등의 아침식사, 그리고 로스트비프, 햄 등의 카빙 스테이션과 샐러드 등이 마련되어 온 가족이 다양한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콘브레드 머핀과 메이플 버터, 피칸 캐러멜 스틱키 번, 남부식 프라이드치킨 등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
시간은 일요일 오전 10~오후 1시. 웨스트할리웃 본점은 성인 기준 40달러이며, 애나하임은 33달러.


팍웨이 그릴(Parkway Grill) 510 S. Arroyo Pkwy., Pasadena, CA 91105
(626)79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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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사디나 퓨전 식당을 대표하는 팍웨이 그릴에서는 나무 장작 오븐에서 요리한 다양한 메뉴로 부활절 특별 브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한 때 패사디나의 ‘스파고’(Spago)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 있던 곳. 전통 프랑스식에 동양, 중동, 미국 등의 맛을 가미한 독특한 메뉴로 80년대 패사디나 퓨전 식당 붐 초기 시절에 다분히 큰 영향을 미쳤다. 웰빙시대를 맞은 최근에는 식당 뒤에 마련한 밭에서 유기농 채소와 허브를 직접 재배해서 사용한다. 나무 장작을 쓰는 오븐에서 구워내는 피자처럼 납작한 빵이 일품이고, 랍스터 크레이프, 시어드 시 스캘럽. 램 등이 권할 만하다. 다만, 메인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감자나 야채에 특이한 향료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입맛이 까다롭거나 예민한 경우에는 미리 확인하고 주문할 필요가 있다.
1년에 단 두 번 브런치를 서브하는데 그 중 한번이 바로 부활절 주말이다. 전화로 시간, 가격 및 특별 메뉴를 미리 확인하여 예약하는 것이 좋다.



데스칸소 가든스 로즈 가든 파빌리언 (Descanso Gardens Rose Garden Pavillion)
1418 Descanso Dr., La Canada Flintridge, CA 91011 (818)94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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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만발하기 시작하는 데스칸소 가든스에서는 부활절 주말을 맞아 이스터 브런치와 에그 헌트 행사를 개최한다>

봄맞이 나들이 겸 부활절 기념 브런치로 그 어떤 식당보다 훌륭한 행선지다. 튤립으로 가득한 스프링 페스티벌이 진행 중이어서 더욱 좋은 기회이고,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브런치와 함께 이스터 에그 헌트도 참가할 수 있다.
브런치는 향기로운 꽃들에 둘러싸인 로즈 가든 파빌리언에서 4월7일 토요일과 8일 일요일 양일간 오전 9시, 10시30분, 오후 12시, 1시30분에 서브한다. 메뉴는 팬케익, 워플, 페이스트리, 소시지, 햄, 베이컨, 계란요리 등이 주를 이루는 일반적인 미국식 브런치 부페.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이 성인 42달러, 어린이 15달러. 예약은 818-790-3663
이스터 에그 헌트는 4월7일 오전 9시30분부터 2시까지 매 45분마다 중앙 잔디밭인 메인 론(Main Lawn)에서 열리는데, 당일 오전 선착순으로 매표할 예정이다. 가격은 어린이당 4달러.
하루 일정을 계획하고 브런치 후에 개별적인 산책을 하거나, 안내자가 이끄는 가든 투어에 참여해도 좋고, 어린이가 동반하는 경우에는 이야기와 지도를 따라가는 ‘어드벤처 트레일’과 기차타기 ‘인첸티드 레일로드’에 들러보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미션 인 레스토랑 (Mission Inn Restaurant)
3649 Mission Inn Ave., Riverside, CA 92501, (951)78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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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식당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로 꼽히는 미션 인의 스패니시 패티오>

남가주 식당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가운데 하나로 꼽을 만하다. 건물 안에 자리한 다이닝룸과 스패니시 패티오로 나뉘어져 있는데, 반드시 패티오 테이블을 예약해야 이곳의 분위기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일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서브하는 부페 브런치는 가격에 적당하게 무난한 메뉴와 맛이다. 오믈렛, 페이스트리 등 전형적인 아침식사부터 프라임 립, 각종 샐러드, 해산물 등 모든 구색을 갖추었는데, 너무 늦게 시작하면 일부 해산물이 많이 남지 않으므로 1시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브런치 자체보다도 미션 인에서 즐길 것은 1876년 12개 방을 가진 보딩하우스로 시작하여 재건축과 보수공사를 거듭한 앤틱 스타일의 건물. 리버사이드 다운타운 중심부의 블럭 전체를 차지한 이곳의 안팎을 모두 둘러보고 벨 타워와 뮤지엄을 방문하는데 1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경험이 될 것.
카메라를 지참하면 훌륭한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미션 인 뒤쪽에 위치한 다운타운 광장을 거닐어 보는 것도 봄을 만끽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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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인의 입구. 건물 중앙에 위치한 스패니시 패티오에서 벨 타워를 바라보면서 식사하는 멋이 이 곳의 특징이다>

가스펠 등 테마 행사까지 즐겨
녹색 숲사이 주말 한낮의 여유


카페 델 레이(Cafe Del Rey)
4451 Admiralty Way, Marina Del Rey, CA 90292, 310-823-6395
편안한 팬케익과 오믈렛 브런치를 기대하기엔 가격이나 메뉴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특별한 날 한껏 멋을 내고 싶다면 바닷가 식당들 중 음식 맛, 가격, 전망 등이 골고루 적당한 장소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로맨틱한 인테리어와 전망. 밋밋한 바다만 바라보는 것보다 마리나에 정박된 보트들이 도시적인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특히 어둠이 내리기 직전, 가지런히 세워진 돛대들이 항구의 불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반짝이는 정경은 이곳을 방문한 누구라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은 해산물, 스테이크, 파스타 등 전형적인 지중해 스타일이 가미된 캘리포니아 퓨전. 크랩 케익, 아히 투나, 랙 오브 램, 필레 미뇽 등이 인기 메뉴다. 브런치는 전채와 메인으로 이어지는 두개 코스 프리픽스 메뉴가 22달러, 디저트까지 포함된 세 개 코스 메뉴가 28달러. 샴페인이 곁들여 나온다.
시간은 토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 일요일 10시30분부터 2시30분.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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