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오까지 10분’ (Ten Til Noon)★★★½(5개 만점)

2007-03-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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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상황·시각으로 모자이크

10분간의 범죄 스릴러
대부분 무명배우, 신선감 더 강해

시종일관 긴장감을 풀어주지 않고 재미와 궁금증의 욕망을 부채질해 주는 삼빡한 스타일의 느와르 범죄 스릴러다. 무엇보다 시간을 노리개로 사용하면서 물샐 틈 없이 꽉 조여진 구성을 한 각본이 훌륭하다.
부패와 탐욕, 음모와 배신과 가차 없는 살인이 있는 자극적인 범죄영화로 한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상오 11시50분부터 정오까지의 10분간이라는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을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그린 수수께끼의 모자이크 같은 영화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어서 영화의 신선감이 더욱 강하다.
첫 번째 10분간의 얘기는 말 많은 킬러 제이(알폰소 프리맨-모간 프리맨의 아들로 얼굴과 연기가 모두 아버지와 매우 닮았다)와 남자 스타일의 정장을 한 말 없는 늘씬한 미녀 킬러 밀치가 런던 여행서 막 돌아와 늦잠을 자는 젊은 하이텍 소프트웨어사 사장 래리의 침실에 들어와 래리를 깨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때가 11시50분.
제이는 래리에게 “12시가 되면 네 목숨이 사라진다”면서 “이 시간 너의 아내 베키는 모텔서 다른 남자와 섹스를 즐기고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밀치는 이 살인사업의 준비를 위해 침실을 나선다. 총구와 직면한 래리는 도대체 누가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하고 생각한다. 자기를 사랑한다던 베키인가 아니면 자기가 지분을 산 뒤 퇴출시킨 회사 동업자 월터인가.
다시 시간은 11시50분으로 돌아가 두번째 얘기가 시작된다. 베키가 모텔서 외도를 하는 장면을 옆 방에서 두 명의 감시전문가가 비디오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때 이들의 보스 듀크가 리모 안에서 전화를 걸어 와 “작업을 중단하고 테입을 폐기하라”고 지시한다.
이들 외에 갱 두목 레오와 듀크 및 이 고용살인에 관계된 여러 사람들의 눈으로 11시50분부터 12시까지의 얘기가 전개되면서 이 퍼즐이 하나의 큰 얘기로 매듭을 짓는다. R. 선셋5(323-84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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