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 금전교육 5가지 방법’

2007-03-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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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런츠’4월호가 알려주는‘자녀 금전교육 5가지 방법’

용돈을 저축·소비·자선용으로 나누게 하라

“돈 없는 부모 만나 내가 이 모양 이 꼴이지” 하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기존의 방식을 뒤엎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창조력이 있으면, 질 좋은 지식과 정보를 잘 활용할 줄만 알면 약간의 돈만으로도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런데 아직도 자신은 돈에 얽매여 살면서도 자식에게는 돈은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있다. 물론 우리 자녀들은 그들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그들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고 돈은 인생여정에서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그 무엇’이므로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이것은 절대로 학교 교육에서는 터득할 수 없는 ‘삶의 수단’이므로. 돈에 관해 아이들에게 간단하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 5가지를 ‘페어런팅’지 4월호가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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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때부터 주별로 용돈을 줘서 저축, 자선,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액수 등 용처를 나눠서 병에 따로 넣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 3가지 용처의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3세부터 용돈 교육 가능
장보러 갈때 데리고 가
물건 값 익히게 해야

1. “우리는 그것을 구입할 형편이 안 돼”라고 말하지 말라
“3세 때부터 아이에게 돈에 관한 바른 어휘력을 구사함으로써 돈에 관해 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돈은 나무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란다’(Money Doesn’t Grow on Trees)의 저자 닐 가프리는 말하고 있다.
아이가 무엇을 사달라고 할 때 “형편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거짓말일 수도 있다. 대부분 일정량의 돈은 가지고 있는데 이번 달에는 그것을 위한 예산이 안 되거나 아니면 가족의 돈을 그런데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정확한 표현이다.
그렇다면 돈에 관한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3세가 되면 이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일 수가 있다고 알려준다. 이때부터 주당 나이에 따라 50센트씩(4세면 주당 2달러로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액수는 가족마다 다를 수 있다.) 용돈을 줘서 ▲60%는 세이빙 병에 넣고 ▲30%는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는 병에 넣고 ▲10%는 ‘자선금 병’(charity jar)에 넣도록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처음엔 아이가 용처에 따라 이렇게 돈을 나누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 닦기를 가르치듯이 반복적으로 계속하면 아이는 어느 날 그 개념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2. 현금을 보여 준다
7세 전에는 크레딧카드와 돈을 연결시키지 못한다. 부모가 지갑에서 플래스틱 카드를 꺼내 사용하면 무제한으로, 마법처럼 돈은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오도하기 쉽다. 때문에 유아시절에는 현금을 사용하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이와 함께 패스트푸드 식당에 가거나 위락공원에 갈 때 등에는 직접 현금으로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아 챙기는 것을 일부러라도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사회에서 크레딧 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만약 아이 앞에서 크레딧 카드를 쓰거나 지불 청구서를 위해 개인구좌를 사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아이 보는 앞에서 체크 북에 기록하고 밸런스를 명기하는 것을 보여준다.
특이 아이가 초등하교 저학년일 때(7~9세)는 한창 더하기와 뺄셈을 배울 때이므로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의 수학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3. 비용에 대해 자유스럽게 얘기한다
유유자적 신선놀음만 하는 것이 삶이 아니라면 아이도 현실적으로 물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장난감과 T-셔츠, 패스트푸드, 야구방망이 등 아이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물건의 가격을 생활에서 익히게 하는 것이 경제개념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그로서리 마켓에 갈 때도 아이와 함께 가서 우유는 얼마이고 지난주에는 프리미엄 개스 값이 얼마였는데 이번 주는 얼마로 올랐다는 등의 돈에 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도록 한다. 조만간 오르는 우표 값 인상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6세가 넘으면 아빠와 엄마의 페이체크에 관해서도 이야기 한다. 12세가 되면 “빨리 페이체크 디파짓 하러 가야지 아니면 부도날지도 몰라”라는 말도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페어런팅 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놀랍게도 부모들의 83%가 유아들에게 용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고 76%가 돈에 관해 충분하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자신의 형편에 맞게 돈을 잘 관리할 줄 아는 ‘행복한 부자’가 되는 길을 부모들이 저해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영수증 놓고 공개 토론
현금 쓰는 장면 보여주고
크레딧 카드 용도 설명

4. 리스트에 없는 물건을 구입해도 괜찮다
세상살이가 일직선이 아니듯이 리스트에 있는 물건만 골라 샤핑몰을 나오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예정에는 없었지만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형을 사들고 나올 수도 있고 올해 유행인 노란색 트렌치코트에 그만 지갑을 열어버릴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인 이런 충동구매가 부모에게 F점수를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단 왜 리스트에 없는 물건을 구매했는지 아이에게 간단하게 설명은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spendable money’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번 것을 즐길 줄 아는 돈이 주는 유쾌함을 느낄 줄 알게 된다. 또 돈은 저축도 하고 예산에 맞춰 사용해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명한 수준에서 융통성 있게 사용되어야 함도 깨닫게 된다.

5. 배우자와 돈 지출에 관해 솔직해야 한다
엄마가 200달러짜리 디자이너 청바지를 사와서 아빠에게는 50달러 줬다고 말하면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물론 생활비와 교육비, 경상지출비 등은 부부 모두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부 각자의 용돈 지출내역에 관해서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이도 아이들 보는 앞에서 서로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부가 각자 딴 주머니를 차고 돈의 출처와 용처를 비밀로 한다면 아이들은 ‘돈에는 비밀도 함께 묻어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부부가 각자 사용한 용돈에 대해 서로 영수증을 들고 ‘공개’ 토론하는 것은 부부관계와 신뢰 다지기에도 도움이 되고 아이들이 ‘돈 씀씀이는 가족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의 한 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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