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희 평강체질한의원장
가족의 식탁, 부자간의 식탁, 고부간의 식탁, 친척간의 식탁, 친구간의 식탁, 사제간의 식탁, 애인간의 식탁, 축하의 식탁, 기념의 식탁, 격려의 식탁, 화해의 식탁, 만남의 식탁, 고별의 식탁 등의 만남은 늘 정겨움과 훈훈함을 연상시킨다. 그 가운데서도 인류를 위한 희생을 눈앞에 두고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고별을 고하는 예수의 최후의 만찬은 가장 고귀하고 거룩한 뜻이 담긴 식탁이었을 것이다.
모든 식탁에는 예법이 따르기 마련이며 나라와 민족간, 문화와 관습에 따라 식탁 예법은 각기 다르다. 대개는 예의나 위생면에서 식탁 예법이 중요시 되는데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체질에 따른 식탁법이다.
체질적으로 보는 위험한 식사법
우라 문화에서는 식탁 한가운데 찌개를 놓고 각자의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찌게 뿐 아니라 김치나 나물 등 반찬도 그런식으로 먹으며 특히 술좌석에서 한술잔으로 여러 사람이 돌려 마시는 경우도 있다. 이런식의 식사법은 예의나 위생면에서 좋은 것이 아니지만 체질법에 따르면 절대 금해야 할 것이다.인간의 혈액에 혈액형이 있는 것처럼 타액에도 각 체질의 특징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것들이 섞이기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데 좋을 경우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맞지 않을 경우에는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미국에서 청년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열병을 앓다가 어느 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데 알고 보니 남녀가 키스한 후에 그런 증세가 나타나더라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도리어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서로 섞여서는 안되는 체질의 타액이 섞이게 되면 알러지가 생기거나 열이 나고 전신이 아프기도 하며 그것이 반복되면 여러 가지 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어머니가 자기가 먹던 숟갈로 어린 아이에게 음식을 떠먹이게 되면 아이가 열이 나고 코가 메이며 피부가 헐고 이유 모르는 병을 앓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병원에 가 보아도 이유를 알 수 없다.
상차림은 부폐식으로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여기에서 어떤 체질과 어떤 체질이 타액에 섞이면 좋다 안좋다를 논하기 보다는 우리의 식사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첫째로 밥과 국만이 아니라 모든 음식을 각자의 것을 구분하여 먹어야 하며, 둘째로 자기 몫의 음식은 되도록 남기지 말고 다 먹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식사법에 맞는 상차림이 부폐식 또는 일본식 상차림이다. 부폐식의 경우 먹고 싶은 것을 자신이 먹을 양만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좋고 일본식은 선택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조금씩 음식을 담기 때문에 남을 확률이 적어서 좋다. 일본식이라고 해서 그릇까지 전부 일본식으로 바꿀 것이 아니라 상차림만 모방하면 될 것이다.
체질을 고려한 식사법
우리의 식사법대로 반찬을 가운데 두고 모든 사람이 함께 먹는 것, 먹던 밥을 자기 숟가락으로 덜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퍽 다정스럽게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식사법은 체질을 고려할 때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음식은 되도록 남기지 않도록 하고 만일 머고 남은 음식이 있을 경우 나중에 자기가 다시 먹는 것은 좋으나 다른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된다. 부폐식은 자신이 먹을 음식의 양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꼭 뷔페식이 아니더라도 그런 식으로 고안된 방법이면 된다. 지금의 식사법은 체질적으로 뿐 아니라 예의면에서나 위생면에서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고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