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와 함께 꾸미는 봄 정원

2007-03-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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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로윈에 쓸 호박부터 심어볼까”

봄이 사뿐 내려앉은 줄 알았더니 남가주에도 살짝 꽃샘추위가 지나가나 보다. 한동안은 낮 최고 기온이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더니 다시 체감온도가 초겨울을 연상할 만큼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도 주부들의 바쁜 손길이야 어디 날씨 변덕에 장단 맞출 새가 있는가. 집안에 겨우내 묵은 먼지 털어내랴, 침구들 바꿔 놓으랴, 옷장 정리하랴 몸이 열이라도 모자란다. 거기다 작든 크든 뒷마당 가지고 있는 이들은 슬슬 정원에도 봄을 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도 분주하다. 많은 이들이 복잡하고 번거로운 정원 일은 정기적으로 정원사에게 맡기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화창한 봄날을 마당에 들이는 일을 자녀들과 함께 하는 것은 조금 더 색다르다. 비바람에 상했을 정원 조명에서부터 화창한 봄에 어울리는 꽃을 심는 것까지 자녀와 함께 꾸미는 봄 정원 만들기 노하우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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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좋은 주말 오후에 자녀와 함께 뒤뜰에 나가 봄 정원 꾸미기를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부모와 함께 정원 꾸미기만큼 자녀에게 자연에 대한 산교육이 되는 것도 없다>


온도·습도계·비이커로 관상대를
앞·뒷마당 민들레 뽑아 샐러드로
둥지트는 새 위해 자른 털실 비치

<미니 관상대 만들기>

캘리포니아야 날씨가 변화무쌍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기도 바람 불고, 비오고, 사계절 기온이 제각각이다.
어른들이야 ‘웬 관상대’할 수 있지만 온도계와 습도계, 강우량을 잴 수 있는 비이커 한 개만 있으면 훌륭한 미니 관상대가 완성된다. 거기다 조금 더 갖추고 싶다면 예쁜 풍향계도 하나 들일만 하다. 이런 것들은 한곳에 모아두어도 되고 온도계처럼 자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창문 옆에 두어 집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매일매일 이를 체크해 일지를 쓰게 하는 임무를 맡겨도 좋다.

<호박 심기>

자녀들에게 꽃이나 나무를 심고 키우게 하는 것만큼 좋은 산 교육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런 목적도 없이 무턱대고 부모가 알아서 묘목이나 꽃을 결정하는 것은 자녀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없다.
이럴 때 핼로윈에 쓸 호박을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호박은 키우기도 쉬워 어린아이들도 쉽게 돌볼 수 있다. 가족 수 별로 호박을 심고 호박마다 신데렐라, 고스트 라이더 등 다양한 이름을 달아 가족들이 돌보는 것도 재밌고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
호박은 일단 냉해를 피할 수 있는 5월쯤 심으면 좋은데 그러면 오는 핼로윈에 예쁜 잭 오 랜턴(jack-’o-lantern)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민들레 샐러드>

한인들에겐 좀 생소한 샐러드지만 입안 가득 혹은 눈으로도 봄을 즐길 수 있는 샐러드다. 특히 민들레는 집 앞마당이나 뒷마당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자녀들과 함께 뽑은 다음 깨끗이 씻어 샐러드를 만들면 기쁨도 두 배가 된다. 그렇다고 아무 민들레나 따면 안 되고 일단 꽃이 피기 전 민들레 줄기여야만 질기지도 쓰지도 않다.
또 동물의 배설물이 있는 주변에서는 캐지 말아야 한다. 민들레를 줄기째 잘 캔 다음 잎을 잘 뗀다. 그리고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은 다음 줄기를 잘게 다진다. 그리고 삶은 달걀과 빵 위에 뿌린 다음 비너그레트(vinaigrette) 소스를 뿌려 먹으면 상큼하다.
봄 정원과 샐러드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정원 구석구석을 누비며 민들레를 살펴보는 일이나, 직접 따서 음식을 만들게 되면 다음엔 당근이나 토마토 등 보다 더 구체적인 야채를 심어보자고 자녀가 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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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만들기>

새로운 둥지를 짓는 새들을 위해 멋진 집을 지어주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새들은 지푸라기나 얇은 가지로 둥지를 만들지만 이 위에 얹을 폭신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털실이나 애완견의 털, 마른 풀 등이 그것인데 이런 털실이나 털은 길이가 6인치 정도 되게 자르거나 다듬은 다음 컨테이너에 담아 마당에 내놓자.
그러면 새들이 집을 지을 때 요긴한 재료가 된다. 이때 주의 할 점은 낚싯줄처럼 나일론이나 플래스틱 재질은 삼가야 한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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