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7 Shoes Fashion

2007-03-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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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봄엔 반짝이 구두 ‘짱’

봄이 여자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이 되려나. 그러나 굳이 ‘섹스 앤 시티’의 케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슈즈홀릭이라는 트렌디한 단어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계절은 가장 먼저 여자의 발끝에 내려앉는다. 봄이 되면 부틱 윈도에 봄볕 닮은 해사한 시폰 원피스에 눈길 가는 거야 당연지사지만 그래도 가장 견디기 힘든 유혹은 날아갈듯 산뜻한 샌들 한 켤레가 아니겠는가. 여기 무겁고 투박한 부츠를 집어던지고 잠자리 날개 같은 화사한 색상의 봄 구두 하나 장만하려는 이들을 위한 올봄 유행 가이드를 싣는다. 물론 ‘아는 게 병’이라고 유행을 꿰차는 순간 봄 구두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간절해질 터이고 결국 지름신을 ‘영접’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꽃샘추위가 물러가면 어김없이 봄은 올 터이고 그 화려한 봄날에 쌈지막한 봄 구두 로망 하나 가슴에 품는다고 크게 질책 받을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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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색의 메탈릭 열풍에 색 다채로워
반짝이는 광택의 에나멜 재질 눈길
작년 봄·여름 이어 플랫폼 슈즈 강세

■올 봄 유행경향은

올 봄처럼 유행을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든 시즌도 없을 듯 싶다. 지난 1~2년간 유행했던 모든 트렌드가 한꺼번에 밀려들어 정신을 차리기 힘든 것이 이번 시즌이다. 그래도 크게 유행을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올 봄 슈즈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컬러’. 금색, 은색과 같은 메탈릭(metalic) 열풍에다 노랑, 빨강, 오렌지 등 다채로운 색상이 인기이며 ▶구두 재질로는 단연 에나멜(patent). 반짝이는 광택이 봄의 여심을 자극한다. ▶또 지난해부터 머스트 해브 아이템 1순위로 등극한 플랫 슈즈의 열풍은 올 봄에도 쭉 계속되고 있으며 ▶작년 봄·여름에도 슈즈 유행을 선도했던 과장돼 보이는 플랫폼 슈즈가 올 봄 슈즈 트렌드에도 명함을 내밀었다.
결국 올 봄 구두 트렌드를 한마디로 집약해 보면 메탈릭 색상의 에나멜 플랫이나 플랫폼 슈즈가 강세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특히 플랫 슈즈의 열풍은 가히 광풍 수준이어서 프리미엄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캐주얼 브랜드까지 색색의 플랫 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여기에 하이힐이 한 수 접고 들어갈 순 없는 노릇. 이미 여성들이 구두라는 걸 신는 순간부터 여러 가지 목적에 의해서 선택돼 왔던 하이힐 역시 올 시즌에도 다양한 얼굴로 우리 앞에 섰다. 특히 하이힐은 올 봄 섹시 컨셉을 강조한 컬러풀한 악어가죽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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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엔 알록달록한 플랫 에나멜 슈즈가 유행할 전망이다>

■어떤 색상이 유행?
레드와 골드 컬러를 중심으로 오렌지, 그린, 옐로 등 원색의 강렬한 색상이 대세. 특히 레드는 섹시하면서도 화려한 컬러로 대표되는 1980년대 복고풍과 미니멀리즘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으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번쩍이는 퓨처리즘(미래주의)의 영향으로 골드는 그 변화의 폭이 가장 다양하다. 펄이 가미된 골드에서부터 투 톤 느낌으로 처리돼 깊은 느낌을 주는 골드 등 올 시즌 골드는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어 만약 확실하게 튀는 그 무언가를 구입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골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보이다.
이 밖에 네온블루·핫 핑크 등 비비드한 컬러가 포인트 색상으로 일부 보여질 예정이다.

■소재는?
올 시즌 소재는 전체적인 실루엣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우선 자연적인 모공을 살린 부드러운 가죽소재 및 원단 느낌의 가벼운 스웨이드 소재에 펄을 가미한 가공 소재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미니멀한 느낌으로 유행하는 페턴트(애나멜) 소재도 많이 보여 지는데 기존의 딱딱한 느낌은 없어지고 얇게 가공하여 부드러운 느낌으로 표현한 게 특징이다.
최근 계속 인기를 얻고 있는 악어가죽이나 뱀가죽(아나콘다) 등 특수 피 소재도 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골드나 실버 등 메탈릭한 가공을 거쳐 한층 은은한 느낌으로 표현됐다.

■디자인은?
여성화는 굽이 낮은 플랫과 하이힐의 양분화가 두드러진다.
플랫 슈즈는 로맨틱 무드와 깔끔한 라인으로 올 봄 최고의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복고풍의 영향을 받은 섹시한 ‘울트라 하이힐’도 여전히 인기. 게다가 굽이 투박하지만 높은 플랫폼 역시 지난해에 이어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어 디자인만으론 딱히 어떤 것이 유행이라고 말하기 힘들 지경이다.
그러나 그래도 한 가지만 꼽아야 한다면 플랫이 유행이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여전히 구입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올 봄 플랫 한 켤레는 꼭 있어야 할 듯. 플랫은 로맨틱한 느낌의 스커트나 스키니 진과 매치해도 멋스러워 한 켤레 장만해 두면 유용하게 매치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키가 작거나 하이힐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아무래도 좀~’하고 갸우뚱할 수 있지만, 잘 뒤져보면 코치(Coach)나 비아 스피가(Via Spiga) 등에서 선보인 굽이 1인치 이상인 플랫도 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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