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7년 상반기 남가주에서 예정된 주요 콘서트

2007-03-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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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 10대만 흔드나
락 콘서트 중장년층도 벌써‘들썩’

젊음의 작은 문화혁명‘우드스탁’그후 40년
왕년의 수퍼스타 등 열정적 야외무대 마련

최초의 로큰롤(Rock & Roll) 콘서트는 1952년 3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문더그 코로네이션 볼’(Moondog Coronation Ball)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인기 가수였던 폴 윌리엄스, 타이니 그라임스 등이 출연했는데, 콘서트 장소였던 클리블랜드 아레나(Cleveland Arena)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정원의 두 배에 가까운 20,000명의 관객이 몰려들자, 폭동을 우려한 경찰이 윌리엄스의 첫 곡이 끝나자마자 쇼를 중단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그 때만 해도 작은 클럽이나 방송국 이외에 그렇게 많은 관중이 모이는 콘서트 문화가 생소했고, 콘서트 자체도 공개방송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그 후, 50년대 버디 홀리, 엘비스 프레슬리의 등장과 함께 콘서트는 단순한 연주와 노래 이외에 관객들이 함께 춤추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벤트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60년대 비틀즈를 거치면서 로큰롤이 본격적으로 대중음악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고, 라이브 콘서트는 자연스레 로큰롤의 주요 매체로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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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멤버였던 로저 워터스가 지난해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투어에서 공연하는 모습. 남가주 콘서트에서도 핑크 플로이드 곡을 다수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으로 콘서트 문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계기는 1969년 여름, 뉴욕 주의 한 농장에서 젊은이들이 600에이커의 공간을 차지하고 3박4일 동안 자신들만의 음률과 색채로 젊음을 표현한 작은 문화 혁명, ‘우드스탁 페스티벌’(Woodstock Music and Art Festival)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뉴욕 주 우드스탁에서 열릴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이름을 붙였지만, 실제로 충분한 공간을 찾지 못해, 결국 수십 마일 떨어진 설리반 카운티의 베델에 위치한 농장에서 예상 인원의 두 배가 넘는 50만명이 모여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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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록 콘서트로 알려져 있는 ‘문더그 코로네이션 볼’ 포스터. 1952년, 클리블랜드에서 열렸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그 주말, 콩나물 알팔파밭에서 청바지 차림의 청년들이 흩어진 긴 머리가 젖는 것도 아랑곳 않고 지미 헨드릭스, CCR, 조운 바이에즈, 자니스 조플린, 산타나, 더 후,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앤드 영 등의 당대 최고 아티스트들의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그 때 그 곳의 감동이 로큰롤과 대중음악 콘서트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나 우드스탁 세대가 중장년이 되어버린 오늘날, 록 콘서트는 여전히 대중문화의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록 콘서트는 다양한 연령대가 참석하여 자유롭게 즐기는 분위기여서 기분 전환 겸 누구나 한번쯤은 시도해 볼만한 여가활동이다.
요즘은 바닷가, 사막, 잔디 공원 등 장소에 구애됨 없이 대형 스크린과 무대를 설치하고 펼치는 록 페스티벌이 유행이지만, 본격적인 콘서트의 계절인 여름이 오기 전에 한두 명 좋아하는 음악인의 콘서트를 가보는 것도 멋진 경험이 될 것. 따뜻한 바람이 왠지 마음을 들뜨게 하는 이 봄, 편안한 사람들과 함께 로큰롤의 신나는 비트에 빠져들 만한 주요 콘서트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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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오랜 침묵을 깨고 재결합하여 그래미 수상식에서 공연한 그룹 ‘폴리스’. 스튜어트 코프랜드(왼쪽부터), 스팅, 앤디 서머스>

폴리스 (The Police)
1979년, ‘록샌’(Roxanne)이란 제목의 노래 한 곡으로 순식간에 영국과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고, 그 후 80년대 펑크록 물결을 타고 레게와 록을 접목시킨 독특한 음색으로 정상에 올랐던 그룹. 80년대 중반에 갑작스레 해체한 뒤 리드 싱어 스팅만 유일하게 활발한 활동을 해왔는데, 지난 2월 그래미 수상식에서 21년간의 침묵을 깨고 그룹이 다시 뭉쳐 라이브 공연을 했으며, 그 다음날부터 월드 투어를 시작했다. 남가주에서는 6월20일 스테이플센터(Staples Center), 6월23일 다저스 구장(Dodger Stadium)에서 공연한다.
그룹의 전성기 때는 오프닝 밴드도 없이 3~4시간에 달하는‘스탠딩 콘서트’를 갖기로 유명했었던 만큼, 이번에도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기대된다.

로저 워터스 (Roger Waters)
6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로큰롤 음악사에 한 획을 장식한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보컬, 기타리스트, 작곡 및 작사가였던 워터스가 ‘로저 워터스와의 이브닝’(An Evening with Roger Waters)이란 제목으로 남가주를 찾아온다. 6월13일 할리웃 보울과 6월15일 어바인 메도우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앰피 디어터.
워터스는 핑크 플로이드 해체 이후 솔로로 가장 성공한 멤버로서 줄곧 앨범과 콘서트 활동을 지속해 왔으며, 핑크 플로이드의 영향이 다분히 묻어있는 공연으로 팬들에게 계속 사랑받고 있다. 1990년 독일에서 가졌던 ‘더 월 콘서트 인 베를린’(The Wall Concert in Berlin)은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콘서트로 남았으며, 지난해 유럽과 북미주 투어에서는 1973년 핑크 플로이드의 클래식 앨범인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전곡을 쉬지 않고 연주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웬 스테파니 (Gwen Stef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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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패션 감각, 선정적인 댄스, 그리고 정열이 넘치는 매너로 콘서트장을 사로잡는 그웬 스테파니의 공연 장면>
신세대 마도나라고 할 수 있는 그래미 수상 가수의 정열적인 팝, 록, 댄스, R&B 무대가 4월24일 프레즈노의 세이브 마트 센터, 4월25일 베이커스필드의 라보뱅크 아레나 디어터 앤드 컨벤션 센터(Rabobank Arena Theater and Convention Center), 4월27일 유니버설 시티 워크의 깁슨 앰피 디어터(Gibson Amphitheatre), 6월22, 23일 어바인 메도우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앰피 디어터에서 열린다. 스테파니는 패션 디자이너 겸 배우로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연예인답게 파격적인 의상과 댄스로 관중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으며, 폭넓은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기 때문에 콘서트 내내 긴장을 풀 수 없는 재미를 맛보게 해준다.

로드 스튜어트 (Rod Stew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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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정적으로 콘서트마다‘매기’를 열창하는 로드 스튜어트>
62세의 나이에도 열정을 잃지 않는 영국가수 스튜어트가 1월부터 시작한 월드 투워의 일부로, LA에서는 3월20일과 22일 스테이플센터, 28일 프레즈노의 세이브 마트센터(Save Mart Center)에서 공연한다.
1978년, 허스키한 음성으로 ‘두 유 띵크 아임 섹시’(Do You Think I’m Sexy)를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린 스튜어트는 세계적으로 250만장 이상 앨범을 판매한 가수 중의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키이스 어번 (Keith Ur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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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 컨트리 팝 가수 키이스 어번이 지난해 한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차분하게 관객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뉴질랜드 출생, 호주 출신 컨트리 팝 가수 어번의 월드 투어. 남가주에서는 6월13일 세이브 마트 센터, 6월16일 스테이플센터 두 곳에서 열린다. 올해 초, 재활 센터에 다녀온 후 새로운 각오로 새 앨범 ‘사랑, 고통, 그리고 모든 미친 짓’(Love, Pain and the Whole Crazy Thing)을 위해 갖는 공연인 만큼 색다른 모습이 기대된다.

리키 마틴(Ricky 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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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열정이 넘치는 모습으로‘리빙 라 비다 로카’를 보여주는 리키 마틴>
‘리빙 라 비다 로카’(Livin’ La Vida Loca)라는 라틴 성향이 짙은 영어 댄스곡을 1999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부각된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마틴이 4월18일 세이브 마트 센터, 4월20일 스테이플센터에서 각각 공연한다. 2006년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친 직후 유럽과 아랍 국가를 중심으로 가졌던 월드 투어에 이어 올해는 미 전국을 순회한다.

조시 그로밴 (Josh Groban)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수재답게 클래식과 이지 리스닝을 접목한 팝 뮤직을 바리톤 음색으로 부드럽게 연주하는 그로밴이 3월31일 스테이플센터, 4월4일 프레즈노의 세이브 마트 센터에서 공연한다. 워낙 콘서트를 많이 하기로 알려져 있어서 감미롭고 수준 있는 무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해리 카닉 주니어 (Harry Connick 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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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해리 카닉 주니어가 올 봄, 남가주에서 피아노와 함께 달콤한 재즈의 무대를 펼친다>
뉴올리언스의 재즈 천재로 음악을 시작한 해리 카닉 주니어가 오랜만에 갖는 남가주 콘서트 시리즈다. 5월18일 그릭 디어터(Greek Theatre), 5월22일 프레즈노의 윌리엄 새로얜 디어터 (William Saroyan Theatre), 5월23일 베이커스필드의 라보뱅크 아레나 디어터에서 각각 공연한다.
3세 때 키보드를 배우기 시작하여 6세에 첫 공연을 하고, 10세 때는 지역 재즈 밴드와 연주 녹음을 했을 정도로 타고난 재질과 클래식 음악교육의 배경으로 언제나 멋진 피아노 연주와 감미로운 노래를 선사한다. 지난 10여년간 스크린과 브로드웨이에서 누구보다도 활발히 활동하면서도 거의 매년 새 앨범을 선보여 왔다. 올해 초, 1월 말께 피아노 연주 앨범과 빅밴드 재즈 앨범 (Oh, My NOLA)을 발매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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