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2007-03-23 (금)
크게 작게
한국 교회의 아름다움

지난달에 쓴 ‘폭력과 희생제물’에 이어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자기 희생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인 교우들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보도된 글을 정리해 그대로 싣습니다.
『한국 교회의 대표적 설교자 중 한 사람인 경기 분당 갈보리교회의 담임 박조준 목사(68)는 지난달 주일 예배에서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후임으로 미국 LA 토랜스 제일교회 이필재 목사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2003년 1월5일 이취임식을 가진 후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하였다. 개신교 목사의 정년이 70세이고 갈보리교회는 박 목사의 개척교회인데다 특정교단의 헌법에 구애받지 않은 독립교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년보다 두 해 앞서 물러나겠다는 그의 결정은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후 갈보리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박 목사의 은퇴 결정에 대해 아쉬움과 섭섭함을 나타내는 글들이 폭주하였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 담임 옥한흠 목사(64)는 3년 전에 이미 “정년을 5년 앞둔 2003년 말로 담임에서 물러나고 싶다”고 밝혔다. 사랑의 교회는 옥 목사의 뜻에 따라 현재 후임을 물색 중인데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활동 중인 오정현(남가주 사랑의 교회) 목사가 후보로 결정되었다.
서울 안국동 안동교회 유경재 목사(64) 역시 최근 65세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마음이야 70세까지 하고 싶긴 하지만(웃음) 나이 든 사람이 빨리 빨리 비켜줘야 후배들이 크지 않겠느냐”며 “떠날 사람, 올 사람이 준비할 기간이 필요한 것 같아 1년 전에 미리 퇴임발표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에서는 이 교회를 부흥시킨 김동호(51)목사가 전격적으로 교회를 떠나 남산 아래 숭의학원 소강당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해 큰 감동을 주었다. 그분의 사퇴 이유는 ‘교회가 목사 한 사람에게 의존해 성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극히 간략한 것이었다. 김 목사가 다시 개척한 높은 뜻 숭의교회는 1주년을 맞은 최근, 약 2,000명이 참석하는 교회로 다시 성장했다.
서울 정신여고 강당을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주님의 교회 담임이었던 이재철 목사(53)는 88년 약 50명의 신도와 함께 서울 강남 YMCA의 한 방을 빌려 목회를 시작하였다. 그는 교회 건물을 따로 짓지 않고 정신여고에 큰 강당을 무상으로 지어준 뒤, 더부살이 생활을 해오면서도 3,000명의 큰 교회로 성장했으나 이 목사는 10년 뒤인 98년 아무 미련 없이 교회를 임영수 목사에게 맡기고 스위스로 가버렸다. 그 교회를 떠나 스위스의 작은 한인교회로 가서 3년 동안 섬김을 마치고, 작년 9월 귀국했으나 주님의 교회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소식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미주 교회의 일부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참된 멘토(mentor)가 되어주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특히 선거철마다 교회를 아전인수 식으로 이용하려는 지도자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송 순 태 (미주 시조사 편집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