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경훈 건달역 만큼은 대한민국 최고~

2007-03-2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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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리뷰 ‘뷰티풀 선데이’

배우 조경훈은 이름은 생소하다. 그럼에도 조경훈의 얼굴이 푸근하고 넉살 좋은 옆집 아저씨만큼 익숙한 것은 출연작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조경훈은 지난 1996년 <3인조>로 영화와 인연을 맺은 뒤 <약속> <엽기적인 그녀> <와일드 카드>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등 16편에 모습을 비췄다.

“7편에서는 건달 역을, 6편에서는 양아치 역을, 그 나머지는 죽는 역할이었다”는 조경훈의 배역 설명을 듣고 있자면 어딘가 모르게 가슴이 짠해진다.


딱 한번 영화 <썸>에서 누명을 쓴 주인공 강형사(고수)를 믿어주는 추형사로 등장했던 것이 손에 꼽힐만한 다른 배역이다.

가장 최근 출연한 영화 <마강호텔>에서는 개그맨 박희진과 코믹한 로맨스를 보여줬다. 이 정도면 관객도 ‘아!’ 하고 떠올릴 법하다.

육중한 몸매에서 오는 무게감과 상냥함과는 거리가 있는 투박한 외모는 인간 조경훈 마저 배우 조경훈이 주로 해왔던 배역 조폭과 양아치로 착각하게끔 한다. 이는 반대로 조경훈이 그만큼 실제 같은 연기를 해왔다는 방증이다.

조경훈은 “사실 깡패 연기만 하다가 연기 생활을 마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무작정 좋아하는 연기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이왕 들어오는 깡패 연기, 내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뚝심 하나로 버텨온 무명배우 인생에서 조경훈은 영화 <와일드 카드>를 배우 인생에 전환점으로 꼽았다.

조경훈은 이 영화에서 곰탱이 역을 맡아서 ‘몽타주 속 범인 얼굴은 다 똑같다’는 인상적인 대사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렸다. 조경훈은 이후에도 대사 한마디라도 자신의 연기를 담을 수 있다면 비중에 상관없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조경훈은 최근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와 이효리 이동건이 출연한 뮤직드라마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등 화제작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세 작품 모두 인상적인 악역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릴 전망이다. 하지만 조경훈은 오히려 불러주는 곳이 많을수록 더욱 마음을 다잡고 있다.

큰 덩치와 강한 인상에서 나오는 투박함과는 달리 소박하고 진솔한 사람 냄새를 풍기는 각오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조경훈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에 우쭐해 질 나이는 지났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내가 나오면 잠깐이라도 ‘재미있겠구나’ ‘뭔가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주고 싶다. 그게 내가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김성한 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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