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2007-03-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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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비타민의 특성을 살펴보면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즉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기에 꼭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소량씩 매일 섭취해야 한다 ▲음식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주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결핍되면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긴다는 점이다.
비타민 L이란 비타민 LOVE를 빗대어 만든 조어다. 사랑의 묘약인 비타민 L을 먹으면 사랑이 넘치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사랑에도 법칙이 있다. 비타민의 특성이 사랑의 법칙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사랑의 묘약의 이름을 비타민 L이라고 명명했다.
첫째로 비타민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고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듯, 사랑도 자기 몸에서 만들어내지 못하고 누군가로부터 먼저 받아야 한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잘 한다라는 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예수님의 사랑이 사랑의 시발이라는 뜻이다. 사랑의 저수지인 주님께로부터 사랑을 늘 공급받아야만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사랑의 우물이나 옹달샘 역할을 할 수가 있다.
두 번째 비타민은 좋다고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마찬가지로 사랑도 신이 나면 달아올라 간이라도 빼어 줄 것처럼 하다가도 식으면 싸늘해져 살기마저 돈다. 그런 사랑은 삶에 도움은커녕 해가 되기도 한다. 매일 감사하고 사랑을 주고받는 작은 사랑을 익힐 필요가 있다.
큰 것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우리 심성으로는 사랑도 큰 것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오해한다. 큰 사랑은 오히려 부담이 되어 사랑을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편식이 좋지 않듯 사랑의 대상도 고루 퍼져 있어야 한다. 편애는 편식처럼 위험한 일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로서 사람을 지으셨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또 다른 사랑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취미, 이해 관계, 성향들로 이루어진 사람끼리만 사귀면 편협한 사람이 된다.
먹기 싫은 음식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음식일수록 꼭 먹어야 할 때가 많다. 사귀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사귀어두면 이로울 때가 많다.
비타민이 꼭 필요한 원소임은 틀림없지만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처럼 건강의 주 에너지원은 아니다. 비타민 자체가 에너지를 내지는 않는다. 사랑이 꼭 필요한 삶의 원소이긴 하지만 사랑 자체로서는 아무런 힘을 낼 수가 없다. 사랑만을 주고받는데 신경 쓰면 썩는 냄새가 난다.
비타민은 음식 속에 섞여 있다. 다른 영양소 속에 섞여 있다. 마찬가지로 사랑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일을 잘 하도록 하는 원소이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지막으로 비타민은 결핍하면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긴다. 하지만 증상은 서서히 나타난다. 사랑이 조금 부족한 사람이라고 해서 당장 가정과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자기의 삶에 빨간 불이 켜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랑을 나누고 살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자신은 서서히 죽어간다. 사랑 결핍증에 걸려 있나 한번 점검할 때다.

김 홍 덕 (목사·조이장애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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