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식당 ‘대성옥’

2007-03-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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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녹던 그 때 그 맛‘다시 한번’

달큰한 국물·야들한 고기 육수 불고기 일품

30~40년전만 해도 한국에서 고기는 잔치 날 혹은 특별한 날에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어쩌다 고기음식이 상에 올라오게 되면, 되도록 여러 명이 오래오래 먹기 위해 고깃국을 끓이거나 구워먹더라도 육수를 가득 넣고 국물과 함께 먹는 ‘육수 불고기’를 즐겨 먹었다. 노란색 양철 고기판 위에 불고기를 얹고, 가장자리에 고이는 고기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먹어가며 밥을 비벼먹는 육수 불고기는 적은 양의 고기로도 온 가족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으면서 맛도 일품이라 더욱 인기였다.
40~50대 어른들이 흔히 추억하는 ‘배고프던’ 시절 즐겨먹던 육수 불고기. 옛 추억도 추억이지만 달착지근한 국물과 야들야들한 고기 맛은 지금 먹어도 입맛 도는 별미 중의 별미다.
올림픽과 버몬트 인근의 한식당 ‘대성옥’이 최근 육수 불고기를 간판 메뉴로 내걸었다. 대성옥은 이미 갈비탕과 설렁탕, 생고기 구이로 타운에서 유명한 한식당. 지난해 대성옥을 인수한 제니 이 사장이 육수 불고기와 무교동 낙지, 간장 게장 등을 추가, 더욱 친근하면서 다양한 맛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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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쾌적한 대성옥의 실내>

▲대성옥과 육수 불고기
대성옥의 이창훈 주방장은 자신이 LA에서 육수 불고기라는 메뉴를 처음 선보인 장본인이라고 밝힌다. 그만큼 육수 불고기에 관해서라면 자부심이 대단하다.
“10년 동안의 육수 불고기를 선보이면서 고객들의 반응을 토대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습니다. 그에 의해 맛을 내니 어떤 사람이라도 만족 시킬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맛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이창훈 주방장이 자랑스럽게 설명하듯 대성옥 육수 불고기는 고기가 유난히 연하고 부드럽다. 프라임 불고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야들야들 하면서 씹히는 맛이 탁월하다. 또한 다른 육수 불고기의 경우 간장에 절인 불고기를 서브하는데 이곳은 생 불고기를 서브한다. 고기 본연의 맛과 색을 살리기 위해서란다. 특히 간장, 깨소금 마늘과 정종을 넣고 만들어내는 국물 맛은 10년간 고객들의 반응을 기본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적당히 달착지근하면서 구수한 것이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는 깊고 그윽한 맛이란다.
무쇠로 만든 불고기 판에 파와 양파, 버섯과 당면을 가득 넣어 지글지글 구워 먹는 옛날 불고기는 2인분이면 3~4명이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해 후덕한 주인의 인심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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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착지근한 국물에 야들야들한 고기, 각종 야채와 참깨가 듬뿍 들어간 육수 불고기>

▲ 다양한 한식들
한국 무교동 식 매운 맛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무교동 낙지볶음’, 신선한 야채와 질 좋은 고기가 어우러진 샤부샤부, 먹갈비를 포함한 각종 구이, 잡자름한 국물의 간장게장 등 입맛 돋우는 다양한 한식이 가득하다. 무교동 낙지볶음은 7가지 천연재료로 만든 특수 고춧가루를 한국서 직접 들여와 사용,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독특한 매운 맛을 선보인다.
샤부샤부는 최상급 야들야들한 고기, 신선한 야채가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데 버섯 종류만 최고3~4가지가 들어간다. 먹갈비는 기존의 갈비 프레임을 이용하되 육질 자체를 살리기 위해 칼질을 최소화시킨 뒤 통째로 자른 갈비로 육즙이 가득한 고기 자체의 신선한 맛이 가득 담겨있다.
특히 모든 구이류는 주문을 받으면 그때서야 고기를 썰기 시작한다. 조금 기다려야 하긴 하지만 신선한 고기를 바로 잘라서 구워 먹는 맛은 기다리고도 남을 만큼 훌륭한 것이라고. 이밖에 로스 편채와 대구머리 찜 등도 맛봐야 할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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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이 사장이 간판메뉴 육수불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육수불고기 18.99달러, 무교동 낙지 10.99달러, 샤부샤부 17.99달러, 설렁탕 7.99달러, 갈비탕 9.99달러, 은대구조림 16.99달러, 게장 백반 14.99달러, 로스편채 21.99달러, 궁중보쌈 15.99~17.99달러, 각종 구이콤보 39.99~109.99달러.
▲영업시간-주7일, 오전 10시~오후 11시
▲주소와 전화번호-2585 W. Olympic Blvd, (213)386-1600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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