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직장인 수트 입기 노하우

2007-03-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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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카는‘블랙 슬림룩’즐긴다

따지고 보면 남성들이 옷 잘 입기는 여성들보다 더 힘든 게 사실. 여성의 경우 바지, 스커트, 블라우스, 셔츠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존재하지만 남성들이야 팬츠와 재킷, 셔츠라는 단조로운 조합 속에서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성복의 대명사인 정장 입기는 더 까다롭다. 재킷과 팬츠라는 너무나 뻔한 조합을 늘 새것처럼 소화해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행도 유행이지만 자신의 몸에 맞게, 결점은 감추고 세련되면서도 클래식함을 잃지 않고 수트를 입어낸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옷차림이 전략인 시대를 넘어 옷차림이 바로 한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명제가 공공연한 현실에서 남성들 역시 ‘스타일리시 하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패션을 공부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십 수년 전만 해도 옷 잘 입는 남자는 ‘기생 오라비’ 니 ‘날라리’니 하는 부정적인 단어와 등치됐지만 요즘 옷 잘 입는 남자와 스타일 좋은 남자는 ‘잘 나가는 남자’의 필요충분 조건이 돼버렸다. 올 봄 유행 수트 경향과 직장인들이 직접 말하는 수트 입기 노하우를 알아봤다.

단순보다 섹시함 강조
멋도 자신의 체형맞게


■올 봄 유행 경향은

올 봄 남성 정장은 여성복과 마찬가지로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대세. 백화점 쇼윈도에는 군더더기와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한 간결하고 단정한 디자인이 많이 눈에 띈다. 그래서 허리선을 강조한 슬림한 라인에 회색과 검정 등 무채색 계열의 컬러가 유행할 전망이다.
슬림하게 진화한 남자 정장 디자인 덕분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트의 정석처럼 여겨지던 스리 버튼 재킷은 물러가고 허리선이 날씬해 보이는 투 버튼과 원 버튼 재킷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뽕’이라 불리는 어깨 패드가 사라져 어깨 라인도 한결 부드럽고 편안해졌다.
바지는 지난해 유행한 통이 좁은 바지와 정반대로 일자 형태의 통 넓은 바지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허리선에 주름을 잡지 않고 허리 라인을 강조해 상대적으로 상체가 날씬해 보인다. 이렇게 통이 넉넉한 바지에 슬림한 재킷을 갖춰 입으면 안정되고 편안해 보일 뿐더러 패션쇼에서 튀어나온 듯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올 봄 수트 컬러는 미니멀리즘의 대표 색상으로 불리는 검정과 회색이 단연 강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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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을 잘 갖춰 입은 남성은 아름답다. 중앙은행 본점서도 패셔니스트로 소문난 박성진, 고우성, 케빈 한(왼쪽부터)씨가 평소 즐겨입는 정장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심플한 스키니 타이가 포인트

정장 미니멀리즘이 대세
허리선 살린 슬림 라인
재킷 속 셔츠 실루엣 강조
일자형 통 넓은 바지
무채색 컬러 유행 전망

남성 정장의 무한 히트색인 회색을 중심으로 검정, 흰색, 남색 등 무채색 계열이 주류로 등극했다. 또 지난 5년간 남성복을 화려하게 장식해 온 줄무늬가 사라지고 민 무늬가 유행 키워드로 등장했다는 것도 올봄의 특징중 하나. 대신 수트에서 무늬가 사라져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트 소재가 은은한 광택 처리되거나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다.

■슬림한 셔츠, 폭 좁은 넥타이

셔츠에도 실루엣이 강조되고 있다. 재킷이 슬림해지면서 그 안에 받쳐입는 셔츠 역시 몸에 꼭 맞는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셔츠 깃은 다소 높아져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칼러와 소매 끝에 바늘땀을 놓은 듯한 스티치(Stitch)를 넣어 세련된 느낌을 살린 디자인이 많다. 유행 색상은 흰색과 검정색.
남성 수트를 완성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남성들이 정장을 입을 때 가장 멋을 낼 수 있는 타이 역시 화려함보다는 심플함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트렌디한 남성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1순위로 등극한 폭이 2~3인치 정도로 좁은 ‘스키니 타이’(Skiny Tie)의 인기는 올해도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진다.
스키니 타이의 유행경향은 표면에 입체적인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를 사용한 민 무늬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재 자체에서 느껴지는 광택과 질감이 무늬를 대신하고 있는 것. 또 흰색, 회색이 가미된 은색 등의 무채색과 산호 빛이 가미된 분홍색, 연두빛이 가미된 파란색 등 경쾌한 색상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 이 남자들의 수트 입는 법

중앙은행 본점 내에서도 옷 잘입기로 소문난 3인방 박성진(30), 고우성(29), 케빈 한(26)씨. 은행원이라는 직업상 이들은 주 4일 항상 수트를 입고 타이를 맨다. 그렇다고 이들이 옷장 안에 철철이 수십 벌의 고급 양복을 쌓아놓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체형에 맞게, 유행경향도 고려해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브랜드로 멋을 내는 이들의 수트 입기 노하우를 들어봤다.

①수트의 생명은 소재
아무리 겉으로 번지르르하다고 해도, 유명 브랜드라 해도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소재냐 하는 것. 좋은 패브릭으로 만든 양복만큼 스타일을 살려 주는 것이 없다.
②몸에 잘 맞아야
어깨선과 허리선이 따로 노는 양복은 아무리 비싼 것이라 해도 후줄근해 보인다. 더욱이 요즘처럼 몸에 꼭 맞게 입는 스타일이 유행일 때는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양복을 입어야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특히 어깨선이 잘 맞고 허리라인이 들어간 디자인이 슬림하고 키를 커 보이게 한다.
③타이에 투자하라
수 천 달러 하는 양복이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만 요즘처럼 심플한 디자인이 유행할 때 양복은 거기서 거기. 그래서 양복은 중저가 브랜드를 선택해도 타이만은 좋은 브랜드, 좋은 재질을 선택하면 훨씬 더 스타일리시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④자신의 체격을 정확히 파악해야
평균보다 다리가 짧다든가, 허리가 길다든가, 배가 나왔다든가 하는 신체결점을 잘 안 다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골라야 한다. 예를 들어 다리가 짧고 휘었다면 주름이 지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드는 팬츠보다는 주름 없는 일자 팬츠가 다리를 길고 곧게 보이게 한다.
⑤미국산보다는 유럽 브랜드가 잘 맞아
맞춤 양복이 아닌 경우 미국 브랜드보다는 유럽산 브랜드가 훨씬 더 한인 체격에 잘 맞는다. 그렇다고 비싼 명품 브랜드를 사 입진 않고 자라(Zara)와 같은 유럽산 중저가 브랜드나 아웃릿을 이용해 명품 브랜드를 싸게 구입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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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자라(Zara)의 남성복 컬렉션. 온몸에 꼭 맞게 재단된 무채색 양복이 시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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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택 소재 슬림룩에 하얀 새틴 소재 넥타이가 트렌디해 보인다.>

글 이주현, 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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