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창립 50주년 맞는 로스앤젤스 한인침례교회

2007-03-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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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맞는 로스앤젤스 한인침례교회

창립 50주년을 맞는 로스앤젤스 한인침례교회의 박성근 담임목사(가운데)와 전 교인은 초대교회의 야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진천규 기자>

“희년 맞아 복음의 야성 회복”

베이징 선교센터 건립 등 전도에 집중

로스앤젤스 한인침례교회(담임목사 박성근)가 ‘희년’을 맞았다. 1957년 3월 김동명 목사가 아담스 길에서 유학생 몇 명과 함께 시작한 교회가 50회 생일을 기념하게 됐다.
이 교회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담임목사 이영진)와 나성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김광진)에 이은 최장수 교회다. 장로교회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다녔고, 감리교회는 안창호 선생의 손녀인 안수산 여사가 현재도 다니고 있다.
11일 열릴 창립 기념예배에는 몸이 불편해 거동이 불편한 김 목사가 북가주에서 직접 내려올 예정이다. 김 목사의 아내로 교회 창립에 주춧돌이었던 독립투사 안이숙 사모가 고인이 된 것을 교인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김 목사에 이어 1989년부터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박성근 목사는 올해 교회 표어를 ‘열방을 향하여 희년을 선포하라’로 정하고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박 목사는 “50년 동안 김 목사님과 함께 단 두 사람이 교회를 담임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라며 “교회 역사가 깊어진 것은 자랑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도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교회는 희년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복음 전파를 위해 다시 준비하고 있다. 구약성경 레위기 25장은 희년이 노예해방에 따른 자유, 축제의 기쁨, 전국에 나팔을 부는 비전을 뜻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박 목사는 “예수께서 첫 교회를 세웠을 당시 열정을 회복해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던 주님의 비전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길 원한다”고 말한다.
교회 역사가 깊어질수록 이 교회가 걱정하는 것은 안주다. 교인끼리 모여서 교제하고, 편안함만 추구하다 보면 복음의 생명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복음의 야성이 없는 교회는 일반 사회단체와 똑같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2년 전 자신의 거취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교회 내 갈등도 결국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기존 교인끼리 모여서 편안해지다 보니 결국 자리다툼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통해 성숙한 교회의 모습과 목사가 된 이유를 깊이 생각했다고 박 목사는 말한다.
야성 회복을 위해 이 교회는 복음 전파에만 신경 쓰고 있다. 회의하느라 정신없었던 일요일 오후를 심방과 전도에 사용하고 있다. 전도훈련도 일요일의 중요한 일부다. 교회 밖으로는 해외 선교 프로젝트를 수립해 향후 10년간 5개 정도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에 선교센터를 건립하는 게 그 하나다.
이 교회가 100년 역사를 향해 나가는 데 가장 큰 고민은 역시 2세 문제다. 1세가 주도하는 이민교회는 2세 사역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저를 포함한 1세는 조금씩 뒤로 물러서고, 1.5세 담임목사가 1, 2세를 아우르는 이민목회가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에 세계 복음화를 꿈꾼 예수의 소원이 결국 교회의 목표가 돼야 한다”며 “100년 창립예배를 드릴 수 있기 위해서는 사람이 주도하는 교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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