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낡은 집 수리해 되파는 플리핑 재미 보기 어려워졌다

2007-03-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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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불황과 함께 개보수를 요하는 주택(fixer-upper house)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수리한 후 이를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방법인 소위 플리핑(flipping)으로 돈을 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집을 구입해 6개월 내에 고쳐 다시 파는 것을 플리핑이라고 한다.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측정하는 홈스마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플리핑으로 거래된 부동산은 전체 부동산 매매의 3.2%를 차지해 2005년 4.2%에 비해 줄었다. 특히 플리핑으로 손해를 본 투자가가 지난해 전체 플리핑 거래에 24.9%를 차지해 2005년 7.5%에 비해 무려 17.4%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명중 1명이 플리핑 시장에서 뛰어들어 손해를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플리핑으로 주택을 사고팔 때는 예전에 비해 보다 정확한 정보 확보와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식어가고 있는 플리핑 시장. 과연 지금도 투자가치가 있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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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수를 요하는 주택(fixer-upper house)을 수리해 판매하는 플리핑(flipping) 시장이 부동산 시장 불황과 함께 덩달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4명중 1명은 ‘손해보는 장사’
시세에 10%이상 낮은 매물 찾아
개보수 잘 하면 짭짤한 수익 기대


보수가 필요한 주택을 싸게 구입하는 방법은 가격이 크게 올라 주택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대안이 되었으며 최소 24개월을 거주하다 되팔면 이익금에 대해 최대 25만달러(부부인 경우 50만달러)까지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재산 증식에 큰 도움을 주었다.
특히 한인타운의 경우 지난 수년간 지속된 거주지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일반 하우스를 하숙으로 바꾸거나 차고 등을 방으로 개조해 주택을 2~4유닛으로 늘리는 공사를 한 다음 부동산을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남기는 방법이 투자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활발했던 LA의 플리핑 시장이 올해 들어서는 매매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LA의 부동산 브로커 제드 나자르는 “페인트칠 등 주택을 간단하게 고쳐 큰 이익을 남기고 되팔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플리핑으로 주택을 사고파는 투자가의 수가 지난 1년간 75% 정도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물론 손해를 본 투자가들도 많지만 지난해 플리핑으로 주택을 판 사람들은 주택 당 평균 개보수 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가격보다 4만5,000달러의 정도 오른 가격에 주택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철저한 준비과정만 거친다면 아직도 집을 고쳐 파는 방법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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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플리핑 마켓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청소나 작은 수리 그리고 페인트칠만으로도 가격을 높이 올릴 수 있는 주택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플리핑 마켓에 뛰어들려면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현 시세에서 10% 정도 가격이 낮은 부동산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개보수를 요하는 주택은 한 동네의 표준 이하 주택을 일컫는데 그 가격의 차가 10% 이상 나지 않을 경우 되팔 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개보수를 요하는 주택들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주택들로는 청소나 작은 수리, 외부와 내부의 새 페인트칠, 새 카펫, 새 조경, 새 전등 교체만으로도 동네의 표준에 부합할 수 있는 주택들이다. 요즘 차압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집들은 오랫동안 빈 집으로 방치됐었던 관계로 간단한 개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가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조닝상 교회 등으로 변경이 가능한지 ▲수리비가 가장 많이 드는 부엌과 화장실의 상태가 어떻지 ▲앞으로 시장이 더욱 추락할 경우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주택을 헐고 새로 짓는 큰 공사를 요하는 주택들도 있기 때문에 이 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주택의 기초를 개보수해야 하거나, 지붕을 새로 들여야 하는 경우 또는 전기배선과 플러밍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경우처럼 많은 개보수 비용이 들면서도 집의 가치를 높이기 힘든 경우는 아주 헐값에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또 주택의 상태가 양호하더라도 범죄율이 높은 슬럼가에 위치하고 있다면 그 지역의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투자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한 광범위하게 주택을 개보수해야 하는 경우 공사기간에 집을 비워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개보수를 요하는 주택을 구입할 때에 이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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