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븐 속에 들어간 채소 ‘자연’을 굽는다

2007-02-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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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맛있게 굽기

오븐을 켜기만 하면 되기에 요리라고 할 수도 없지만 그 결과물은 맛과 모양 모두 너무나 훌륭해서 마치 근사한 요리를 뚝딱해낸 것 같은 으쓱한 기분이 드는 것이 바로 로스팅 기법이다. 오븐을 켜서 재료를 넣어두고 시간만 잘 지키면 되기에 지지고 볶아대는 과정없이 우아하게 음식을 완성할 수 있다. 멋스럽게 그을려 익혀진 야채는 사이드 디시서부터 보관용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불안한 마음에 자꾸 뜨거운 오븐을 열어 익지도 않은 감자를 찔러보아야 할 때도 있지만 여기 정확한 오븐 온도와 시간이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야채는 오븐에서 익혀 냈을 때 형태가 보존됨은 물론이고 각종 영양소가 농축되고 내추럴 슈거가 증가되어 따로 특별한 양념이 없이도 고급스러운 맛이 나는 건강요리이다. 조금 색다른 사이드 디시가 필요할 때 손쉽고 멋진 야채 로스팅을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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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한 야채는 훌륭한 사이드 디시가 된다>


1)비트(Beets)
비트는 로스트 했을 때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맛이 좋다. 따뜻한 상태나 차게 보관하였다가 먹어도 아주 좋다. 한입크기로 썰어 샐러드에 넣어 블루치즈와 함께 곁들이거나 얇게 썰어서 가벼운 생선요리와 함께 내면 잘 어울린다.
만들기 : 비트는 줄기와 뿌리를 잘라내어 잘 다듬고 파치먼트 페이퍼를 깔고 그위에 비트를 놓고 올리브오일을 슬쩍슬쩍 뿌려주고 파치먼트 페이퍼로 봉투 접듯이 접어서 450도 예열된 오븐에서 말랑해질 때까지 익히는데 1시간정도면 된다. 조금 식혔다가 껍질을 벗겨준다.

2)플럼 토마토(Plum Tomatoes)
토마토중 비교적 작으면서 갸름하게 타원모양인 플럼 토마토는 육질이 단단하고 두꺼워서 로스팅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로스트한 토마토는 그 자체만으로 전체 요리로 훌륭하며 샐러드와 곁들이거나 보관해 두었다가 파스타에 감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만들기 : 베이킹 시트에 파치먼트 페이퍼를 깔아둔다. 토마토는 반을 갈라 준비된 팬위에 자른부분이 위로 보도록 놓고 올리브오일과 마조람이나 타임 같은 허브 잎사귀 만 떼어 곱게 뿌려준다, 400도 예열된 오븐에서 5분 굽다가 온도를 325도로 낮추어서 1시간 45분 익힌다.

3)당근(Carrots)
씹는 맛이 남아있으면서 부드럽게 익힌 당근은 닭고기나 소고기 요리에 무난하게 잘 어울리며 단맛과 흙냄새가 옅게 배인 자연의 맛이 아주 좋다.
만들기 : 당근은 되도록 얇고 길죽한 것이 좋고 줄기까지 달려있는 것을 구입하여 손질하면 좋다. 껍질을 아주 얇게 벗겨내고 베이킹 시트에서 당근에 올리브오일을 뿌려 고루 묻힌다. 소금과 후추를 밑간 하듯이 뿌려준다. 400도 예열된 오븐에서 한번씩 뒤집어 주면서 부드럽고 조린 느낌이 날 때까지 익히는데 약 35분정도면 된다.

비트·감자·토마토·옥수수 등
기름 거의 안쓰고 구워 건강요리

4)주키니 호박 (Zucchini)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하게 그을리고 순하면서 담백한 주키니 고유의 맛을 더욱 새롭게 즐길 수 있다.
만들기 : 1인치 정도의 두께로 동그란 단면으로 잘라 베이킹 팬에서 올리브오일을 뿌려 고루 묻히고 소금과 후추를 밑간 하듯이 뿌려준다. 450도 예열된 오븐에서 한번씩 뒤집어 주면서 15분 익힌다.

5)중간 크기의 알감자 (Potatoes)
쪼글쪼글해져 쫄깃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은 알감자를 통채로 익혔을 때만 맛볼 수 있다. 샐러드나 고기 요리에 환영받는 사이드 디시가 된다.
만들기 : 베이킹 시트에서 감자에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와 좋아하는 허브를 뿌려 425도 예열된 오븐에서 완전히 익을 때까지 35분 정도 익힌다.

6)벨페퍼 (Bell Peppers)
벨페퍼는 로스트 했을 때 맛이 배로 증가한다. 바로 먹어도 좋고 올리브 오일에 담가 냉장고에 보관하면 2주 정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만들기 : 빨간 벨페퍼는 반을 갈라 씨와 흰부분을 모두 제거한다. 베이킹 시트에 자른 부분이 아래로 보게 놓고 500도 예열된 오븐에서 껍질이 새까맣게 그으를 때까지 익히는데 15분 정도면 된다. 식혀서 까맣게 탄 껍질을 벗기고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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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페퍼는 껍질이 위로 보게 하여 새까맣게 그을려야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다>

7)양파(Onions)
부드럽게 익은 양파는 사이드 디시로 곁들이거나 곱게 갈아 보관하면서 샌드위치에 스프레드나 스테이크에 곁들이면 담백하면서도 훌륭하게 맛을 살려준다.
만들기 : 양파는 껍질을 벗겨 4등분 한다. 베이킹 시트에 놓고 올리브오일을 뿌려 고루 묻힌다. 400도 예열된 오븐에서 한번씩 뒤집어 주면서 부드럽고 살짝 그을리게 익을 때까지 50분정도면 된다. 푸드프로세서에서 곱게 갈아 퓨레를 만들었다면 1주 정도 냉장고에서 보관할 수 있다.

8)가지 (Eggplant)
커다란 서양가지는 통째로 익혀 속을 파내면 아주 부드러워 스프레드나 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들기 : 가지에 포크로 구멍을 4-5군데 정도 내어준다. 베이킹 시트에 놓고 400도 예열된 오븐에서 완전히 익을 때까지 35~45분정도면 된다. 조금 식었을때 잘라서 속을 파낸다.

9)옥수수(Corn)
잎에 싸서 익히면 스모키한 맛을 살릴 수 있다.
만들기 : 잎사귀를 뒤로 젖혀 수염을 떼내고 다시 감싸고 허브, 소금을 뿌리고 버터를 얇게 떠서 2-3조각 정도 드문드문 놓아준다. 요리용 실로 묵어주고 450도 예열된 오븐에서 25분 정도 익힌다.

10)마늘(Garlic)
매운맛 대신에 부드럽고 달콤하여 고소함이 남아 먹기좋다. 통마늘 구이 그대로 스테이크 같은 메인 요리에 곁들이거나 곱게 갈아서 스프레드로 사용하거나 으깨지 않고 냉장고에서 각종 요리에 생마늘 대신 사용하면 된다.
만들기 : 윗부분을 잘라내고 베이킹 시트에 놓고 올리브오일을 고루 뿌려준다. 쿠킹포일로 덮어서 425도 예열된 오븐에서 40분 정도 익혀낸다.

11)허브(herbs)
남는 허브가 많을 때 요긴하게 허브오일을 만들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허브향이 깊이 배어 빵을 찍어먹거나 샐러드용 드레싱으로 사용하면 된다.
만들기 : 오목하게 깊은 베이킹 디시에 허브를 놓고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부어준다. 쿠킹포일로 덮어서 400도 예열된 오븐에서 15분 둔다. 완전히 식혀서 에어 타이트 컨테이너에 넣어 냉장고에서 2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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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을 아주 사용하지 않거나 소량만을 사용하여 익히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요리법이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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