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놀라워라, 도서관의 변신

2007-0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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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들러볼 만한 남가주 유명 도서관

연령, 인종, 성별의 구분 없이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다. 일반 및 전문서적, 정기 간행물, 주요 문서 및 자료, 비디오, CD, DVD 등을 열람, 또는 대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컴퓨터를 무료로 사용하고 인터넷 사용법을 배울 수 있으며, 커뮤니티 소식이나 일반인들이 누릴만한 공공 서비스 및 혜택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대부분 도서관에서는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시간, 놀이 시간,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시설이 허락되는 곳에서는 미술 전시, 음악회, 영화 상영, 연극 및 각종 퍼포먼스 공연까지도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렇듯 도서관은 조금만 시간을 내서 들여다보면 다양한 놀거리가 넘쳐나는 엔터테인먼트 센터. 게다가 독특한 건축 양식이나 정원을 갖추었다면 볼거리까지 더해지고, 최첨단 시설로 단장했다면 인터액티브 수준의 놀이터도 될 수 있는 것. 늘 방문하던 지역 도서관도 좋지만, 조금 색다른 경험을 위해 주말을 이용하여 남가주에서 손꼽히는 유명 도서관을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서 들러볼 만한 공공 도서관과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알아본다.

기존 도서대출외 다양한 문화행사·놀이터로


리처드 J. 리오단 센트럴 도서관 (Richard J. Riordan Central Library)
630 W. 5th St., LA, CA 90071, 213-228-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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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리스 다운타운의 히스토릭 지역에 위치한 웅장한 이집트식 건물 자체도 구경거리지만, 소장 도서 규모에 있어서도 단연 남가주 대표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다. LA시의 공공 도서관 시스템의 중심으로 원래 센트럴 도서관으로 불렸는데, 2001년 당시 시장이던 리오단의 이름을 따서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컬렉션과 프로그램. 어린이 문학부서가 따로 있어서 25만권 이상의 책을 갖추었으며, 2층에 위치한 아동서적 센터에는 화려한 캘리포니아 벽화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동화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안락한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토요일마다 스토리 타임이 열리고, 1주일 내내 연극, 인형극, 체스 대회, 기타 연주 웍샵 등이 열린다.

브랜드 도서관과 미술관 (Brand Library & Galleries)
1601 W. Mountain St., Glendale, CA 91201, 818-548-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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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 언덕에 위치한 브랜드 도서관 및 미술관은 이슬람 무어식 건축 양식과 넓은 정원이 유난히 평화로워서 남가주 공공 도서관 중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남가주 공공 도서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글렌데일 북쪽 산을 끼고 탐스러운 나무들이 무성한 브랜드 팍과 함께 있어서 온가족이 나들이 겸 방문하기에는 최상의 목적지.
이슬람교의 무어식 맨션 건물에 들어서면 단아하면서 웅장하고 깔끔한 도서관과 미술관, 아트 스튜디오, 퍼포먼스 공연장 등을 종합한 문화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방과 후 및 주말,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가 도서관과 미술관에서 열리며, 모든 연령대를 위한 전시와 공연도 수시로 열린다.
브랜드 팍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놀이터와 피크닉 에리어도 있으며, 요즘 같은 날씨에는 산책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며, 주말마다 하이킹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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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도서관 및 갤러리에서는 수준 있는 전시 및 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세리토스 밀레니엄 도서관 (Cerritos Millennium Library)
18025 Bloomfield Ave., Cerritos, CA 90703, 562-916-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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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대식 인터액티브 공간으로 건설된 세리토스 밀레니엄 공공 도서관의 외관. 미국내 최초로 타이태니엄 패널을 건물 외부에 사용하여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돗보인다>

도서관보다는 초현대식 인터액티브 공간의 분위기를 풍기는 공공문화센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리토스 공공 도서관, 신 세리토스 도서관, 혹은 밀레니엄 도서관으로 불린다. 1970년대 처음 건설안이 제출되었을 때는 LA 카운티 도서관 시스템 산하로 고려됐지만, 자금난을 타개하면서 세리토스 시에서 독립적으로 건설하고, 수년에 걸친 보수 및 증축 공사 끝에 2002년 현재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미래 지향적인 건축양식과 디자인으로, 인터넷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으로 평가되는데, 3층으로 나뉘어진 8만8,500 스퀘어피트 공간에 30만권의 책과 하이텍 회의실, 부엌, 미술관 수준의 전시실, 강의실, 그리고 200여개의 컴퓨터와 랩탑을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포트 1,200개를 건물 전체에 갖추고 있다.
또한, 어린이 도서관에는 1만5,000갤런 탱크에 상어까지 갖춘 아콰리엄, 모델 우주선, T-렉스 공룡 모형, 소극장, 레인포레스트(Rainforest) 가상체험실 등이 마련되어 과학관, 또는 인터액티브 센터를 방불케 한다. 너무 많은 시설을 하루에 모두 경험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인테리어와 시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인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다.

갖가지 알찬 프로그램도 싸거나 무료

샌타모니카 공공 도서관 (Santa Monica Public Library)
Ocean Park: 2601 Main St., Santa Monica, CA 90405, 310-392-3804
Main Library: 601 Santa Monica Blvd., Santa Monica, CA 90401, 310-458-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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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모니카 오션 팍 브랜치는 남가주에서 몇 개 남지 않은 카네기 도서관으로서 규모는 작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다>

건축 사무실이 많이 모여 있는 도시답게 샌타모니카의 4개 도서관 중 메인과 오션 파크 브랜치는 건물 자체의 독특함만으로도 주목받는 곳이다. 오션 팍 브랜치는 인근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카네기 도서관으로, 규모는 작지만 클래시컬 리바이벌 스타일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사랑받는 곳. 1918년 문을 열어 1906년과 1918년 두차례 증축공사를 거쳐 현재 모습을 갖추었다.
반면 메인 브랜치는 현대식 대형 건물로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도심 속에서 다양한 공간활용을 극대화한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메인 도서관의 특징이라면 방대한 규모 속에서 유난히 다양한 가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는 점. 주말을 포함하여 수시로 스토리 타임, 인형극, 크래프트 만들기, 게임 시간 등 이벤트성 행사가 계속 열린다.

남가주의 도서관 시스템

남가주의 도서관 체제는 카운티와 시로 구분할 수 있는데, LA와 오렌지카운티에 각각 공공도서관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외에 개별적인 도시에서 운영하는 공공 도서관이 있다.
흔히 커뮤니티 도서관이라고 불리는 카운티 도서관 (County Public Library)은 해당 지역 재산세 및 카운티 자금과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LA 카운티는 88개 도시 중 51군데에, 오렌지카운티는 33개 도시 중 32군데 지역에 현재 공공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거주자는 누구나 무료로 도서관 카드를 신청하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남가주에서 시립도서관을 대표하는 곳은 단연 LA 시립도서관(City of Los Angeles Public Library) 시스템. 다운타운의 중앙 도서관인 리처드 J. 리오단 센트럴 도서관을 중심으로 총 71개 브랜치를 두고, 공공 기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 중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미국 내에서 세번째로 많은 도서 및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스앤젤레스 거주자가 아니어도 도서관 카드를 받고 시설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역사 및 서비스 정보는 www.colapublib.org/ libs/와 www.lapl.org/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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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시간과 책읽기 프로그램은 공공 도서관에서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미있는 도서관 역사 관련 상식

카네기 도서관 (Carnegie Library)
카네기 도서관은 1883년부터 1929년 사이, 앤드류 카네기의 도서관 짓기 기금으로 건설된 클래식, 혹은 네오 클래식 풍의 웅장한 도서관을 말한다. 미국내 1,689개, 영국과 아일랜드에 660개, 캐나다에 156개, 그리고 호주, 뉴질랜드, 캐리비언, 피지 등지에 몇 개가 세워졌는데,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대다수 파괴되거나 사라진 상태.
남가주에서는 LA 카운티에 22개, 오렌지카운티에 5개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은 LA 시립도서관 중 코행가 브랜치(Cahuenga Branch, 1916년 개장), 링컨 하이츠 브랜치(Lincoln Heights Branch, 1916년 개장), 버몬트 스퀘어 브랜치(Vermont Square Branch, 1913년 개장)와 카운티 도서관 중 샌타모니카 오션 팍 브랜치(Ocean Park Branch, 1918년 개장) 정도로 알려져 있다.
건설 당시에는 소장 서적 규모나 시설면에서 다른 어떤 도서관도 따를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 명성을 떨쳤지만, 남아있는 카네기 도서관들은 이제 역사적 건물로 지정되어 옛 정취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지역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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