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 속의 부처

2007-0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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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노래

북미 인디언 수우족, 그들은 아름다운 영혼과 뛰어난 삶의 슬기와 빛나는 지혜를 가진 자들이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인디언 추장이 어린 손자에게 사람들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싸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있어서, 언제나 어느 한 놈이 다른 한 놈에게 싸움을 건단다.”
“한 놈은 못되고 악질적인 놈이고, 다른 한 놈은 순하고 착한 놈이지.”
어떤 늑대가 이기냐고 묻는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간단하게 대답해 버립니다.
“그야, 물론 내가 먹이를 많이 주는 놈이 이기지!”
샤카무니 붓다께서는 우리들 마음속에는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원인 청정한 씨앗이 즉, 붓다가 될 가능성이 이미 갈무리되어 있으나, 부정적 에너지인 탐욕과 분노, 이상한 견해들이 끊임없이 싸움을 걸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 물론 내가 먹이를 많이 주는 놈이 이기겠지만.
수우족의 현자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먼저 이렇게 마음을 다지도록 합니다.
“늘 긍정적 측면을 추구하고 활용하면 부정적 측면이 상쇄된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 성냥을 그으면 어둠은 일순간 사라져버린다. 어둠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빛은 어둠보다 더 강력하다.”
나아가, 수우족들은 몸과 마음의 완전하고 절대적인 균형의 증거로, 침묵의 힘을 깊이 신뢰한다고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함과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의 마음을 갖는 것을, 이상적인 삶의 태도로 여긴다고 합니다.
그들은 침묵을 마음에 낀 부정을 제거하는 일종의 정화 과정으로써, 인격의 초석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침묵의 열매를 자신을 다스림, 진실된 용기, 인내, 위엄 등으로 표현합니다.
인도의 현자, 오쇼 라즈니쉬는 침묵의 위대성을 이렇게 노래한 적이 있습니다.
“침묵은 침묵으로 말한다. 침묵은 우주의 춤사위, 궁극의 노래다.”
또한 절집에서는 묵언참선이라고 해서, 침묵을 모든 생각을 끊고 묵묵히, 본래 자신에게 갖추어져 있는 청정한 성품을 포착하는, 수행의 한 방편으로 권장합니다.
그래서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인 일주문의 기둥에는 이렇게 지엄한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문을 들어서는 자, 알음알이 내지 말라. 진리의 광명이 온 누리를 비추이니….”

박 재 욱 (LA관음사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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