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성의 물 많았던 과거 드러나

2007-0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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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거대한 계곡에서 과거 많은 물이 흘렀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지형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에 의해 발견됐다고 해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화성 궤도를 선회중인 마스 리커니슨스 오비터(MRO)가 전송해 온 화성 협곡 ‘캔더 캐즈머’ 사진들을 분석한 애리조나주립대 과학자들은 옅고 짙은 색깔을 보여주는 암석 지형이 물의 흐름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며 이런 곳에는 땅 속 깊이 지금도 상당한 양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협곡의 암석층에 짙고 옅은 색깔이 차례로 나타나며 그 사이에 옅은 색 암석으로 둘러싸인 절리(節理)라고 불리는 선형(線形) 균열이 잇달아 나타난다면서 이런 지형은 액체, 그 중에서도 물이 지나간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캔더 캐즈머는 거대한 마리네리 협곡의 일부인데 이 협곡의 길이는 미국 땅 너비 쯤 되며 깊이는 곳에 따라 그랜드 캐년의 7배가 넘는다. 이 사진들은 MRO의 고해상도 카메라 하이라이즈가 지난 해 11월부터 찍은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도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만일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이런 곳이야말로 생물학적 과정이 진행되기에 적합하도록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색깔 바랜 암석이 절리를 둘러싸고 있는 지형은 균열부 안에서 순환하는 액체와 암반과의 화학적 상호작용으로 생긴 것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층을 이룬 노두(露頭)들은 주기적인 물의 흐름이나 바람, 또는 화산 활동에 의한 물질의 퇴적 사이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물이나 액체 이산화탄소, 또는 이 두 액체가 합쳐진 것이 깊은 지하 저수대로부터 흘러 나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수석 집필자인 크리스 오쿠부 박사는 이런 지형이 땅 속에 있었다는 것은 생명체의 생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위를 덮는 암석층의 존재는 생명체가 있었을 경우 화성의 혹독한 환경으로부터 보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유럽우주국(ESA)의 화성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도 같은 곳에서 물에 의해 색이 바뀐 것으로 보이는 광물질의 흔적을 발견했는데 수백만년동안 액체 속의 광물질에 의해 시멘트처럼 굳어진 이런 지형은 협곡의 벽에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또한 NASA의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GS)는 최근에 흐른 물이나 액체 이산화탄소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도랑의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 밖에도 말라붙은 호수바닥과 샘, 강 계곡 등의 지형이 속속 발견돼 화성에 한때 많은 물이 흘렀으며 따라서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점차 풍성해지고 있다.

NASA는 장차 탐사 로봇을 착륙시킬 장소로 이런 지형들을 모두 검토 중이다.

NASA의 한 관계자는 물을 찾는 것이 탐사 활동이 중심이 되겠지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 여부를 알려면 생명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탐사 목표에는 탄소 같은 생명체 구성 원소를 찾는 일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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