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일기 ‘도널드 트럼프의 인생 역정’

2007-02-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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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에서 남쪽을 향해 110번 도로를 타고 1시간 정도 내려가면 롱비치 항만을 낀 바다를 만난다.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면 랜초 팔로스버디스 해변을 지나고 그 곳에 보기 좋게 자리 잡은 18홀 골프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일명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험난하기로 유명한 이 골프코스의 개장은 뉴욕과 플로리다 등 기존의 골프장 사업에 이은 골프광 도널드의 네번째 도전이다. 그의 표현대로 “단돈 2,700만달러에 낡은 오션 트레일 코스를 훔치다시피 주워서” 2억달러 이상의 공사비를 투입해 초호화급 대형 골프장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 2005년 가을 LPGA 골프대회에서 한희원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는 1946년 뉴욕에서 출생했다. 건설과 임대업을 하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프레드릭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뉴욕 군사학교를 거쳐 펜실베니아 와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던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디뎠다.
1980년 트럼프는 뉴욕시 한복판의 코모도 호텔을 개발해 하이야트 그랜드로 개조하면서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 1982년에는 맨해턴에 58층의 최고급 콘도를 지었으니 이것이 바로 그의 성공을 상징하는 ‘트럼프 타워’가 되었다.
그 후 세계 최대의 부동산 제국을 꿈꾸며 10억달러 프로젝트인 ‘타지마할’ 카지노 호텔에 손에 대면서 92억달러의 빚을 지고 파산위기를 맞기도 하였으나 이를 무난히 극복하고 90년대 후반에 부동산의 가치가 회복되자 다시 역전의 기회를 잡게 된다. 트럼프는 10여년만에 다시 부동산, 리조트, 골프 및 호텔산업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제2의 도약기를 맞는다.
“이 세상에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두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비즈니스와 사랑이다.” 그는 세 번의 결혼과 크고 작은 세 번의 파산위기를 경험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28세 연하의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 멜라니아 크나우스(32)와 결혼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트럼프에게는 세번째 결혼식으로 1999년 패션쇼에서 처음 만나 6년의 동거 끝에 결혼했으며 급기야 지난해 3월, 환갑의 나이에 득남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트럼프에게는 다섯번째 아이다.
그가 주창하는 사업의 성공비결은 일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다. 특유의 시장 감각과 거래의 기술에 뒤따른 순발력이 그를 세계적 사업가로 키웠다. 신문과 잡지, 철학서를 탐독하는 독서가.
뛰어난 직관과 과감한 결단력 뒤에는 금융과 세계 경제에 움직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깔려 있다. 테이블에 앉으면 카멜레온으로 변신하며 결혼조차 혼전 계약서를 내세우는 치밀함을 보였다. 필요하다면 소송행위도 불사한다. 상대방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갑자기 화제를 바꿔 주의를 분산시킨다든지 엉뚱한 질문을 던져 위기를 벗어난다든지 책상을 치며 큰소리를 쳐서 상대방이 당황한 사이 정곡을 찌른다든지 그의 협상 수법은 다양했다. 그러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1달러의 가치를 가르쳤던 사람이다.
“나의 사업 목적은 돈이 아니다. 난 사업 자체를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나는 억대 거래를 통해 성취를 맛보며 쾌감을 느낀다. 돈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이는 다만 사람들의 꿈을 성취하는 훌륭한 수단일 뿐이다. 당신의 일을 사랑하라. 일에 대한 사랑이 이윤을 얻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창출하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열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 열정 속에서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
(213)590-5001
luxtrader@naver.com

김준하 <윈 부동산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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