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종명 경찰 영사 ‘8전9기 사시 합격’ 간증

2007-02-06 (화)
크게 작게
김종명 경찰 영사 ‘8전9기 사시 합격’ 간증

김종명 경찰 영사는 “우리 누구에게나 통과해야 할 인생의 고시가 있다”며 “고시를 통해 자신을 연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시보다 하나님 인정받는 게 중요”

제대 후 3개월간 작정기도
그래도 낙방했지만 실망 안해
“사업·자녀 등 인생은 고시
연단 많을수록 크게 쓰임받아
난 선교사, 경찰복음화 최선”

사법고시 합격에 가문의 성쇠를 걸던 때가 있었다. 논밭도, 소도 팔아서 자식 하나 판검사가 되면 집안이 산다고 믿던 시절이었다.
김종명 경찰 영사(LA총영사관·경무관)도 그랬다. 홀어머니를 비롯해 온 가족이 자신에게 희망을 걸고 있었다. 전남의 시골에서 가족은 어렵게 살았어도, 김씨가 사시에 붙을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가족의 기대를 알았는지 김씨는 서울대 철학과(72학번)를 다니면서도 사시를 준비했다. 그런데 대학원 2학년까지 1차 시험에도 붙지 못했다. 6번 연이은 낙방에 그의 손에 쥐어진 건 입대 통지서였다. 사병으로도 한번 더 응시했지만 또 실패했다.
“제대했을 때 사시를 포기할 수도 없었지만, 합격할 거라는 자신감도 없었어요. 서른 살이 넘었을 때였는데, 이러다 인생 망치지나 않나 고민이 되더군요.”
제대한 81년에 응시했을 때도 떨어졌다. 그때 4박5일 금식기도에 돌입했다. 미션스쿨이었던 순천 매산중을 나와 크리스천으로는 살아왔지만 근본적인 기도는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심는 대로 거둔다는 식으로 기도를 했어요. 내가 노력하니깐 하나님이 도와달라는 거였죠. 일생을 건 중차대한 문제를 두고서도 전심으로 기도한 적이 없었어요. 내 인생의 주체를 나로 생각하니, 하나님이 도와주실 공간이 없었던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내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 영광을 위해 사시 합격도 맡기겠다고 생각했죠.”
이후 3개월 작정 기도를 시작했다. 육의 양식을 먹기 전에 영의 양식을 먹어야 한다고 식사 전 하루 세 번 기도를 했다. 한번에 15분 이상 기도를 했다. 뒷동산에 은밀하게 기도처를 마련한 게 이때다.
“그 3개월이 인생에서 가장 열악했던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더 내려갈 데도 없었어요. 진퇴양난에 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하나님께서 앞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셨어요.”
작정 기도 후 기도원에 들어가 일주일 금식을 했다. 하나님께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어서다. 그런데 82년 시험에서도 합격은 남의 일이었다.
“평화롭게,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공부를 했었기에 불합격 소식에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더라도 하나님께 기도하러 갔어요. 이걸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믿었어요.”
8전9기만에 김씨는 84년 사시 26회에 합격했다. 1, 2차 시험을 같은 해에 통과했다. 하나님을 신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김씨는 간증한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고시가 있어요.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붙어야 할 고시죠. 그건 사업, 자녀, 배우자일 수 있죠. 그런데 중요한 건 고시에서 계속 잘 되는 사람은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연단 없이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어요. 예수 믿고 구원받았어도, 주님 나라에 가려면 연단의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연단을 많이 받을수록 하나님이 크게 쓰십니다.”
그럼 하나님은 왜 그를 8전9기의 연단을 통해 경찰로 만들었을까. 김씨는 경찰에 선교사로 파송됐다고 믿는다.
“국민의 안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키는 게 경찰입니다. 경찰이 복음화 되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죠. 경찰이 나쁜 마음을 먹지 않고 바르게 살면 국민의 영혼까지 안전하게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김씨는 이런 내용을 4일 LA광명교회(담임목사 김영석)에서 간증했다.

<김호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