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게임 해볼까 ‘던전 앤 드래곤 온라인 ★★★★’

2007-02-02 (금)
크게 작게
게임성과 완성도 탁월..생소한 진행방식 등 현지화 부족

`던전 앤 드래곤 온라인(D&D 온라인)’는 인기게임 `애쉬론즈 콜’ 시리즈의 제작사 터바인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해 현재 북미지역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다중접속 롤플레잉게임(MMORPG)이다.

D&D 온라인은 지난 달 10일 공개 베타테스트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래 사용자들이 몰려들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특히 롤플레잉게임 장르에서 `D&D(던전 앤 드래곤) 규칙’이라는 용어를 만들 정도로 높은 지명도와 게임성을 갖춘 대작 게임 `던전 앤 드래곤’을 온라인화하면서 개발 단계에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아온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복잡하게 여겨지는 북미식 게임진행 방식이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수준 높은 게임성으로 `다크호스’로 손꼽히고 있다.
◇이일규 = D&D 온라인은 테이블 토크 RPG인 던전 앤 드래곤을 충실히 온라인 게임으로 재현한 시스템이 특징이다. 특히 플레이 도중 흘러나오는 던전 마스터의 내레이션이 특유의 분위기를 돋워준다.

인간, 하플링, 드로우 등 6종족과 종족별 9종의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 캐릭터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특히 플레이 시 클래스에 따른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져 있어 캐릭터마다 색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레벨 업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장 위주로 MMORPG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큰 재미를 느끼기 힘들지도 모른다. 또한 기본적으로 파티 플레이를 권장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솔로 플레이 또한 그다지 즐겁지 않다.

그러나 파티 플레이가 매우 쉽게 이루어지는 구조라 일행을 찾기도 쉽고 서로 협력하여 던전을 돌파하고 퀘스트를 해결해나가는 플레이도 즐겁다. 전투에서 직업에 따른 역할을 이해하기도 쉬운 것이 마음에 든다.

그래픽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꽤 볼 만한 편이다. 다만 수준 높은 화면을 보려면 컴퓨터의 사양이 약간 높아야 한다는 점이 흠이다.

각각의 퀘스트들은 매우 정성들여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특히 액션과 퍼즐이 적절히 조화된 구조로 되어 있어 단조롭지 않다. 던전의 패턴들에 익숙지 않은 초반에는 더욱 즐거울 것이다.


퀘스트를 해결할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에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다양한 액션을 자신이 직접 섬세하게 조작할 수 있어 콘솔용 액션게임에 버금가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먼저 솔로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혼자서 떠나는 모험은 지루할 뿐더러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조금만 플레이하다 보면 지속적인 솔로 플레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플레이어끼리 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다른 MMORPG들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파티를 맺어 인스턴트 던전을 탐험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긴 하지만, 그 흔한 투기장 등의 대전장소도 없다는 점은 역시 아쉽다.

D&D 온라인은 역사 깊은 테이블 토크 RPG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게임 전반에 걸쳐 흐르는 던전 앤 드래곤 특유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으며 게임플레이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테이블 토크 롤플레잉게임 던전 앤 드래곤의 팬이었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평점 ★★★★
◇김규민 = 롤플레잉게임의 틀을 만들었다고 하는 던전 앤 드래곤이 온라인 게임으로 국내에 상륙했다.

조금은 까다로운 계정 생성을 끝낸 뒤에는 캐릭터 생성화면으로 이동한다. 6개 종족(처음 선택은 5개 종족)과 9개의 직업이 있었고 외모, 능력치, 재주 등 방대하고 세밀한 개인화 작업을 할 수 있다. 종족과 직업별로 각각의 특징이 있고 외모 또한 머리모양, 피부색, 눈색, 얼굴형, 입술모양 등등 세밀하게 취향에 따라 개성적인 외모를 선택할 수 있다.

초기 생성만 꼼꼼히 해도 30분은 그냥 지나가버릴 정도로 조금은 부담스럽다.

캐릭터 생성 후 초반 마을에서 기본적인 조작 등을 익힐 수 있게 되고 마을 밖 필드의 몬스터를 사냥해서 경험치를 쌓는 게 아니라, 던전에 입장해 퀘스트를 수행해나가면서 잡은 몬스터 숫자나 부순 상자, 발견한 비밀문 등 던전을 클리어한 정도에 따라 경험치가 주어진다.

5랭크당 1레벨이 상승하고 경험치를 쌓은 후 직업 전문가를 통해서 레벨업이 되는데 이 때 초기 직업 외 다른 직업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서 순수 12레벨의 캐릭터가 있는 반면에 유저들의 취향에 따른 1-11, 2-10 등 멀티 캐릭터도 키울 수 있게 된다.

능력치나 직업 등에 종족 제한이 없기 때문에 유저 취향에 따른 개성적인 캐릭터를 키울 수 있지만 종족마다 장단점이 존재하고 특정 직업에 필요한 능력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개성적인 캐릭터를 키운다면 다른 유저들에게 외면당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캐릭터의 경험치를 쌓는 것 이외에도 신경 쓸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처음 접근하기에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캐릭터에 좀 더 애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한 퀘스트를 통한 다양한 던전이 존재하고 몬스터 외에도 함정이나 퍼즐 등이 존재해 어드벤처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도 든다.

던전에서는 함정해제나 전투, 치료 등 직업마다 다른 역할이 주어지며 유저들은 파티를 통해 다른 유저들과 함께 던전을 모험할 수 있게 된다.

키보드를 통한 조작, FPS게임을 연상케 하는 전투, 마을 안의 수많은 NPC와 그를 통한 퀘스트와 던전탐험, 음습한 던전의 그래픽과 배경음악,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외국 성우의 내레이션, 다양한 직업과 그에 맞는 역할과 파티 플레이 등에서 `이런 게 진짜 롤플레잉게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리하자면 신경을 곤두세워 알아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을 정도로 난해하고 캐릭터의 외형이 썩 와닿지 않거나 잦은 랙과 운영 미숙으로 접근하기 껄끄럽긴 하지만, 확실히 기존 국산 온라인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다양한 재미와 높은 완성도에 감동하고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평점 ★★★★
◇임재현 = 모든 롤플레잉게임의 원류라 할 정도의 게임이 드디어 한국에서 공개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테이블 토크 RPG의 룰을 따라 만들어진 D&D 온라인은 기존에 한국 유저들이 접한 전투지향적 롤플레잉게임과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 유저들은 몬스터를 잡아 레벨 업을 하는 방식에 익숙하지만 D&D 온라인의 경우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 퀘스트를 통한 경험치 습득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

D&D 온라인에는 필드의 개념이 없고 각종 퀘스트를 통한 던전의 탐험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던전의 경우 전투보다는 어드벤처의 성향이 더 두드러진다. 각종 함정과 몬스터들을 헤쳐나가면서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저들은 자신이 할 일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초반의 던전은 혼자서 플레이가 가능한 것들이 있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파티를 통해 퀘스트를 해결해야 하며 그 경우 자신이 얼마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가가 목표 달성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D&D 온라인의 전투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게임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마치 FPS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준다.

또한 지형과 지물을 이용해 치료 역할을 맡은 캐릭터를 보호하고 전사가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내는 등의 방식은 분명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즐거움을 줄 것이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한글화의 수준은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글자 폰트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분명 폰트도 게임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게임과 동떨어진 폰트의 사용은 곤란하다.

또한 한국 유저들이 경험한 게임의 대부분은 레벨이 오를수록 진출할 수 있는 맵이 넓어지는 형식인데 반해 D&D 온라인은 튜토리얼 이후 유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초반에 포기해 버리는 일도 많다. 이는 낮은 접근성과 한국 유저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유저들의 경우 도움글을 제대로 읽지 않은 채 무작정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식으로는 D&D 온라인을 플레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밖에 아이템 획득 방식의 불편함과 무기 성능 표현 방식의 생소함 등 사소한 문제들이 있겠지만 현지화에 대한 이해 부족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외산게임들이 지금까지 줄줄이 실패한 이유도 현지화의 이해 부족이라고 볼 때, 한글화가 전부가 아니라 그 나라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고 어떤 방식에 익숙한지를 최대한 연구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D&D 온라인이 분명히 잘 만든,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한국 유저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하지 않는 한 외산게임의 무덤에 또 하나의 비석을 세우게 될 것이다.

평점 ★★★☆

◇3명 총점 = ★★★★(5점 만점에 3.83점)

※이 기사는 3명의 엄선된 대학생 평가자들이 직접 게임을 해보고 평가 결과를 별점으로 제시한 것으로 개별 평가자의 평가 내용은 연합뉴스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별점은 검은 별 5개가 만점이며 흰색 별은 별 반개에 해당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