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교회분규 어떻게 할 것인가?’

2007-0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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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인교회 분쟁에 관해 여러 차례 의견을 발표했다. 주로 분쟁의 거시적인 측면만 다루었는데 이번에는 분쟁의 미시적인 측면, 즉 한인교회 분규의 패턴을 다루고자 한다.
한인교회에서 분규가 발생한 후 전개 과정을 살펴보자.
첫째 분규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유감스럽게도 대부분 분규의 중심에 담임목사가 있다)는 필요한 성경 구절을 이용하여 그 비리를 덮어 버리려 시도한다. ‘교회에서는 형제의 허물을 사랑과 용서로 감싸야 한다’는 말로 시작해 ‘자기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형제 눈의 티만 보려한다’는 성경 구절도 인용된다.
그래도 비리를 밝혀야 한다는 교인들의 외침이 있으면 이제는 성경 말씀을 이용하여 비판적인 교인들을 비방하고 저주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순진 무구한 많은 교인들이 이런 황당한 설교에도 ‘아멘’하며 화답하고 맹목적 추종자가 되어 가는 것이다. 교인들의 분규에 대한 반응은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말들로 나타난다. “교회에서는 무조건 평화를 지켜야 합니다” “목사는 하나님만 치리하실 수 있으므로 교인들은 조용히 기도만 하면 됩니다” “이 교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교회로 가면 됩니다” “나는 이편저편도 아니고 하나님 편입니다”. 그래도 교인들의 항의가 계속되면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
설교중에 담임목사는 “이 교회를 떠나겠다” 식의 애걸 반 위협조로 나오면서 동시에 열성 지지 교인을 시켜서 목사 지지 서명을 받기 시작한다. 이러한 경우 반대편에 선 교인들은 교회가 교단 소속이면 분규의 문제를 상급기관인 노회에 제소하게 된다.
필자는 교회 분규가 노회에 가서 잘 해결되었다는 소리를 결코 듣지 못하였다. 왜 그런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노회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노회의 임직 목사들은 분쟁의 당사자인 목사 편을 들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담임목사의 세가 불리하다고 여겨지면, 추종 신도를 데리고 나가서 다른 교회를 차리게 된다. 판세가 우세하다고 판단하면 갑자기 공동회의를 실시한다고 발표하고, 공동회의에서는 군부 독재시절 꼭두각시놀음과 같은 체육관 선거처럼, 문제점에 대한 찬반 토론을 철저히 봉쇄하고, 담임목사의 맹목적 추종세력은 목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회의를 몰고 간다.
따라야 할 회의 절차는 대부분 무시된다. 이러한 비민주적 절차로 당회를 해산하고 당연히 담임목사를 비판하는 당회원을 제거하게 된다.
그 다음 단계는 당회를 대체할 운영위원회를 결성하는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물론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로 채워진다.
바른 교회를 위하여 외치다가 소수가 된 교인들은 다음 단계에서 이 분쟁을 사회 법정으로 가서 해결하여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 만일 사회 법정으로 가면 담임목사 편에서는 법적 싸움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왜냐하면 헌금을 법적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 교인들은 개인 비용으로 소송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불리하다.
담임목사쪽은 그러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상대방이 지쳐서 포기하기를 바라고 사실 많은 분쟁의 경우를 보면 이러한 단계에서 목사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게임으로 끝나고 있다.
기윤실은 분규 방지를 위하여 여러 대안을 제시해 왔다. 가장 중요한 대안은 장기적으로는 교인들의 의식 개혁에 주력하고 단기적으로는 교회 재정의 투명성 제고에 치중하자는 것이다. 재정의 투명성만 유지해도 한인교회 분쟁의 80%는 방지된다고 확신한다.
기윤실은 교회 분쟁 방지와 개혁을 위하여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교인들의 자각과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고 한인교회의 분규는 끊임없이 계속 될 것이다. 이제는 뜻있는 교인들과 성직자들이 힘을 합쳐서 한인교회의 분규 방지와 개혁을 위하여 힘써 노력하여 한인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허 성 규 (LA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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