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재갑 교수 그래도 흡연은 폐암 원인

2007-01-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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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문가인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원장(서울대병원 교수)은 25일 폐암ㆍ후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 그래도 흡연은 폐암의 원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날 특정 개인의 폐암이 흡연 때문에 발병했다는 구체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법원의 1심 판결을 근거로 흡연이 폐암 원인이 아닌 것으로 일반 국민이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캐나다에서는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을 인정해 시중 판매하는 담뱃갑에 아예 `폐암의 85%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경고문구를 적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2월 말 흡연 폐해를 막기 위해 담배 제조 및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국회에 입법 청원하는 등 열정적으로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는 `금연 전도사’.

국립암센터 원장 시절에는 매주 전국 곳곳을 찾아 다니며 `담배는 독극물’이라는 주제로 금연 특강을 펼쳤다. 서홍관 대한가정의학회 금연연구회 회장, 지선하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사 등 9명과 공동으로 `담배 제조 및 매매 금지’란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만9천여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2030년이 되면 사망자가 10만명 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간접 흡연의 폐해도 심각해 부모중 1명이 담배를 피우면 자녀가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걸릴 위험성이 1.7배 늘어나고 부모가 모두 흡연하면 2.6배로 증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를 60여종의 발암물질과 4천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마리화나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독극물로 분류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2004년의 경우 무려 9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는 담배는 폐암만 유발한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폐는 물론 구강과 혀, 식도 등 담배연기가 지나가는 모든 부위에 암을 유발하는 직접적 요인이 된다며 금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담배는 국내 암 발생의 20%, 암사망의 30%에 기여하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금연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에 WHO로부터 금연유공훈장을, 폴란드 금연운동 단체 폴란드 건강증진재단으로부터 `세계금연지도자상’을 나란히 받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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