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로 아픔 품어야 재혼 성공하죠

2007-01-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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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부부교실’ 온누리교회 강숭철 목사

옛 배우자 기억 지워야 지난 실패서 자유로워져
다시 시작한 길‘험난’… 위기관리 능력 키워야

“참가자들이 대화법을 제대로 배워 다시는 이혼의 아픔을 겪지 않는다면 저로서는 제일 좋죠.”
14일부터 5주간 열리는 제2회 재혼 부부교실에서 강사를 맡은 온누리교회의 강숭철 목사는 올바른 대화가 행복한 결혼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부부끼리 대화만 제대로 한다면 이혼의 75%는 하지 않아도 됐을 일이라는 통계도 제시한다.
강 목사는 재혼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 단계가 껍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인이 이혼과 재혼한 것을 수치스럽게 여겨 잘 말하지 않는데, 이렇게 껍질에서 숨어있으면 상처에서 회복될 수 없다고 한다.
“지난 실패를 인식하고 이를 제대로 회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재혼 생활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생을 제대로 마칠 수 있도록 재혼 부부끼리 협력해야죠.”
실패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영적, 감정적 치유다. 옛 배우자에게 갖고 있는 감정의 연결을 끊는 것이다. 옛 배우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새 결혼생활에까지 들고 와서는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재혼 부부끼리 아픔을 공유하면서 맺힌 걸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인 재혼 부부가 명심해야 할 것도 있다. 쉽게 말해 ‘심보를 곱게 써라’는 거다.
강 목사는 “이혼하더라도 서로 원수가 되어서 헤어지지는 말아야 한다. 배우자로서 같이 살지는 않아도 자녀라도 서로 보여주고 살아야 한다”며 “재혼해서 상대 배우자가 행복하게 살면 축복해야지, 배가 아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막 재혼했다면 과욕을 부려서도 안 된다. 상대의 아픔을 빨리 잊혀주겠다는 마음이 앞서면 오히려 화가 될 수도 있다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대치 경계선’을 미리 그으라고 강 목사는 조언한다.
“새 부모가 마치 생부, 생모처럼 과잉 사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윽박지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준비가 안 된 자녀들은 오히려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냥 삼촌, 이모처럼 자녀를 대하는 게 낫습니다.”
재혼 부부는 또한 위기 관리에 능해야 한다. 재혼 부부 사이에 이혼율이 더 높은 것도 한번 이혼 경험이 있어 ‘그래, 또 관두자’라는 말을 쉽게 한다고. 그래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미리부터 알아두는 게 좋다. 그 중에 제일 좋은 방법은 대화에서 맞장구 치는 기술이다.
“배우자의 말을 맞받아 치려고 생각 말고,‘그래, 그렇지’라고 맞장구 쳐주세요. 그럼 대화에 꽃이 필 것입니다. 위기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거구요.”
강 목사는“절대 이혼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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