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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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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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비밀의 삶’(The Secret Life of Words) ★★★
영국의 한 작은 마을의 여공 한나(새라 폴리)는 고독한 청각장애자. 매일을 기계처럼 변함없이 사는 그녀는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보청기마저 꺼버린다. 이를 보다 못한 한나의 상사가 그녀를 떠다밀다시피 해 휴가를 보낸다. 한나가 찾아간 곳은 북아일랜드의 해변 마을. 여기서 한나는 해상 유정의 화재 소식을 듣고 화상을 입은 조셉(팀 로빈스)을 치료하러 유정에 도착한다. 사고로 임시 시각을 상해 앞을 못 보는 조셉은 한나와 달리 낙천적이요 생명력에 찬 남자.
한나는 자기 신분을 안 밝힌 채 조셉을 치료하는데 조셉은 여인의 정체가 궁금해 그것을 캐내려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내적으로 가까워지는데 조셉이 육지로 이송되기 전 한나는 비로소 자기 비밀을 토로한다. 성인용. 선셋5(323-848-3500), 원콜로라도(626-744-1224).

‘선한목자’(The Good Shepherd)★★½
호화 캐스트가 나오는 CIA 창설 드라마로 극적 기복 없이 장황하다 감독 로버트 드 니로의 이고 만족용 영화로 그가 CIA 창설주도자로 나온다. 드 니로는 CIA 탄생과 요원 모집 그리고 창설요원 중 한 사람인 에드워드(맷 데이몬)의 얘기를 마치 해부하듯 꼼꼼히 서술했는데 지나치게 자세한 데다 진행 속도가 느려 상영시간 167분이 배는 길게 느껴진다. 서스펜스 드라마가 서스펜스도 없고 흥분감도 주지 않는다.
CIA 창설부터 1961년 시도했다 실패한 쿠바 침공사건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을 통해 CIA의 내부를 조명했는데 CIA의 전신인 OSS와 미소간 긴 냉전관계 등에 주인공과 아들간의 문제 등 가정 드라마를 섞어 과욕을 부리고 있다. 앤젤리나 졸리 공연으로 그녀는 완전 소모품. R. 일부 지역.

‘내가 그녀에 관해 아는 두세 가지 일’
(Two or Three Twings I Know about Her) ★★★½
프랑스감독 장-뤽 고다르의 좀처럼 보기 힘든 알록달록한 컬러가 눈부신 드라마로 그의 다른 많은 영화처럼 챕터식으로 진행된다. 고다르의 장난기와 사회, 문화 비판 그리고 통렬한 반미감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독특한 영화다.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주인공은 육감적이요 아름다운 가정주부 쥘리엣(육체파 마리나 블라디). 파리 교외에 사는 쥘리엣은 생계도 꾸릴 겸 또 부르좌의 요구도 충족시킬 겸 파트타임 창녀로 일한다. 아내이자 어머니인 쥘리엣의 집안 살림과 샤핑과 손님 접대 등의 장면과 함께 카메라는 자주 개발 중인 공사현장에 시선을 돌린다. 이밖에도 커피 잔이 우주가 되고 타들어가는 담배가 혹성이 되는 등 기발한 세트조작이 재미 있다. 성인용. 28일까지 뉴아트 (310-281-8223).


‘가족법칙’(Family Law)★★★
부자간의 내성관계와 결혼에 관한 초상화로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내밀하게 탐구한 드라마다. 말보다 제스처와 침묵으로 내용을 말하는 달곰씁쓸한 코미디로 아르헨티나 영화. 극적 절정을 가급적 자제하고 차분하게 부자 관계를 조명, 잔잔한 감동을 준다.
60대 중반의 베르나르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노련한 변호사. 30대의 아리엘은 베르나르도의 아들로 대학에서 법을 강의한다. 영화는 아리엘의 결혼과 아들 출생 등 그의 삶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가족 드라마를 형성한다. 아울러 아리엘이 아버지의 갑작스런 이상한 일상을 염탐하듯이 엿보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가치와 사랑을 진실로 깨닫게 된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5(818-981-9811).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괴상한 상상력을 지닌 데이빗 린치 감독의 초현실적 분위기를 내는 미스터리 드라마. 린치의 영화이니만큼 쉽게 이해하려 들다간 큰 코 다칠 텐데 영화가 질서정연하게 얘기의 구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
니키는 킹슬리 감독의 영화의 주연 여우. 그의 상대역은 디본. 킹슬리가 만들 영화는 주연 배우가 살해돼 완성되지 못한 영화의 리메이크. 둘 다 기혼자인 니키와 디본은 영화를 찍으면서 눈이 맞아 함께 침대에 드는데 섹스를 하면서 서로 상대방의 극중 인물의 이름을 부르고 극중 대사를 자신들의 실제 삶의 것으로 혼동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거대한 토끼들이 나오는 등 괴이한 일이 일어난다. R. 선셋5(323-848-3500),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우리는 마샬’(We Are Marshall) ★★★
깊이보다는 대중의 집단 쾌락을 노린 스포츠 드라마로 실화다. 1970년 11월14일 웨스트버지니아의 한 작은 도시의 마샬대학 풋볼팀과 코치진과 응원팀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경기를 끝내고 비행기로 귀향하던 중 추락, 75명이 몰사했다. 이 사건 후 마을사람들의 슬픔과 함께 팀의 재생과정을 그렸는데 상투적인 것들이 많다.
대학 총장 도널드는 풋볼 프로그램을 폐지하려 하나 전 학생들의 독려로 폐지계획을 포기한다. 그리고 먼저 외지인인 잭(매튜 매코너헤이)을 코치로 고용한다. 이어 잭과 부코치의 선수선발과 훈련과정이 장시간 지루하게 묘사된다. 팀의 졸전 경기와 언더독의 승리라는 빤한 얘기로 끝을 맺는데 얄팍한 흥분심리를 겨냥한 영화. PG.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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