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옵션모기지 융자 홈오너 시한폭탄

2006-12-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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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페이먼트 택했다가
결국 더 큰 부채 속으로
가주, 전국의 50% 차지

최근 2년간 캘리포니아 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옵션 모기지(option mortgage)가 주택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가면서 주택 소유주와 렌더 모두에게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옵션 모기지는 주택 소유주가 매달 여러 가지의 페이먼트 옵션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고객이 원할 경우 전통적인 모기지 페이먼트 보다 월등히 낮은 미니멈 페이먼트를 선택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페이먼트에 비해 3분의 1 밖에 안 되는 미니멈 페이먼트를 낼 경우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도 커버를 하지 못하지만 대다수의 주택 소유주들이 이같은 최소 페이먼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옵션 모기지는 원금은 당장 갚지 못해도 최소한 모기지 이자는 갚아야하는 ‘이자 오니’(interest only) 변동 모기지 보다 주택 소유주가 더 큰 부채 속으로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이 훨씬 높다.
집값이 매년 두 자릿수의 가격 상승을 보일 때는 상승하는 에퀴티가 늘어나는 원금과 이자를 커버하고도 남았지만 최근처럼 집값이 정체 상태이거나 최악의 경우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주택 시장은 물론 주 경제까지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높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집을 사는데 부담을 느낀 홈바이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렌더들이 개발한 이 융자 프로그램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이 집을 샀지만 이들중 상당수는 집을 구입할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가주에서 2003년까지만 해도 옵션 모기지를 선택하는 주택 구입자들은 1,000명중 8명으로 극소수였으나 지난해에는 주택구입자의 5명중 1명이 옵션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했다.
2006년 1월부터 8월까지의 경우 가주 바이어의 3분의 1이 옵션 모기지를 받았는데 현재 가주내 옵션 모기지는 총 58만건으로 미국 전체의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옵션 모기지를 갖고 있어도 무한정 미니멈 페이먼트만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옵션 모기지의 경우 이자와 원금이 불어 부채 총액이 당초 모기지 금액의 115%를 넘어갈 경우 미니멈 페이먼트가 2배 정도로 껑충 뛰게 되며 조기 상환 페널티도 일반 모기지 보다 월등히 높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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