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작은 자가 됩시다’

2006-1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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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작은 자가 됩시다

어느 덧 2006년도의 마지막 달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는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는 대강절(待降節, Advent)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분이 우스갯소리로 대강 지나는 절기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대강절은 오시는 메시아를 기다리며 마음과 몸을 성결케 하고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의 분위기는 그런 진지한 분위기가 아닌 듯 싶습니다. 메시아의 탄생과 강림을 기다리며 축하하는 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자세와 마음일진대, 그보다는 일반 세상의 방송과 샤핑센터 등에서 더 빨리 대강절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추수감사절이 오기도 전에 이미 방송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나옵니다. 그리고 추수감사절이 끝나자마자, Black Friday라고 불리는 연중 가장 큰 폭의 바겐세일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 등 아름다운 장식이 곳곳에 장식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크리스마스 선물에 더 마음이 가 있습니다.
본래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하며, 소외된 작은 자들과 함께 하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선물을 나누며 감사의 계절로 지내던 것인데 선물을 앞세운 상업주의가 판을 치게 된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태가 바뀌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들뜨게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 뿐만 아니라 언어와 풍습도 바뀌어 갑니다. ‘Merry Christmas’라는 인사가 전통적으로 이 기간에 사용되었던 것인데 어느 덧 ‘Happy Holiday’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도 무의식중에 똑같이 인사를 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인 예수님보다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더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의 결과인 것 같아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런 세태에서, 우리 믿는 자들이 세상의 물결에 그저 휩쓸려 갈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크리스마스와 대강절 기간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으로 인한 즐거움과 하나님의 평화, 샬롬의 회복이 시작된 날입니다. 예수님께서 작은 자들을 위하여 작은 자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날입니다.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의 의미를 더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먼저 작은 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은 자가 될 때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자는 내가 작은 자가 될 때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자가 된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듯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 속에서 큰 자로서의 모습을 없애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자들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주님의 사랑으로 대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돌아보면, 작은 자는 내 가정에도 있을 수 있고, 교회 안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교회 밖에서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대강절의 기간에 우리 성도들이 작은 자로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서 작은 자들을 많이 찾고 위로하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작은 자된 우리 모든 성도들의 가정에 예수님으로 인한 기쁨과 평화가 넘쳐날 것입니다.
이 기쁜 날에 힘껏 외치고 싶습니다. Merry Christmas! 작은 자가 됩시다.

원 영 호 목사 (성림한인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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