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톨릭 성장-개신교 후퇴’세미나서 원인 등 분석

2006-12-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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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 강요·교세확장 몰두
교회 드라이브에 모두 지쳐”

한국에서 11월30일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에서 지난 10년간 가톨릭 신자가 74.4% 는 반면
개신교인은 1.6% 준 원인을 찾는 모임이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일상과초월 주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박영신 실천신학대학원 석좌교수는 “교회의 성장 드라이브에 마침내 모두가 지친 것 같다”며 “교인 수와 헌금 액수, 교회당 건물의 크기 같은 세속적인 관심과 집중에서 벗어나 성스러운 교회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 교수와 이승훈 한림대 연구교수는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전향한 30∼70대 여성 14명을 면접조사 (이중 7명은 심층면접)하고, 남성 2명을 서면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표본이 크지 않은 한계가 있지만, 주요 내용을 정리해본다.

■개신교를 떠나는 이유는?


▶감정적이다=개종자들은 개신교가 빠른 박자의 찬양을 부르며 자신의 신앙을 나타나는 데 애쓰는‘표현의 종교’라고 했다. 교회에선 설교나 가르침에 대해 깊이 숙고할 시간을 주기보다는‘덮어놓고 믿으라는 식’이라고 한다. 목사의 말에 할렐루야나 아멘을 외치게 한다. 쉬고 성찰하고 숙고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금 강요와 교세확장 몰두=개종한 한 여성은“교회에서 헌금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내도록 강요했고, 헌금을 많이 낸 새 신자가 금세 집사가 되는 것을 보고 실망해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또 주일엔 반드시 자기 교회에만 가야하고, 한 주라도 빠지면 죄인인 양 대하는 모습에 자신을 교세확장 수단으로 여기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고 한다.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개종자들은 개신교회는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느낀다. 그러나 이것이 친근감을 주기도 하지만 사생활이 침범 당한다는 느낌도 주어 불편하다고 한다. 중보기도회 등에서 은밀히 나눈 기도제목조차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돼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했다.


■가톨릭 성당이 끌리는 요인은?

▶성스럽다=개종자들은 성당은 엄숙하게 묵상할 수 있어 성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가톨릭은 신부와 수녀들이 결혼하지 않은 독신인 데다 인사 이동을 계속해 부패가 곪아터지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보았다.
▶지나친 전도가 없어 피곤하지 않다=개신교회에 대한 개종자들의 이미지는 ‘피곤하다’로 요약된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지나친 전도 행위와 다른 교회 교인들까지 자기 교회로 끌어들이려는 노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방적이고 융통성 있다=개종자들은 가톨릭이 술과 담배에 대한 규제가 없고, 제사를 허용하며, 다른 종교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 때문에 다원주의적인 현대 사회에서 폐쇄적인 개신교에 비해 융통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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