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아름다운 삶’

2006-1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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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늘 부끄럽고 못난 모습뿐이어서 그렇지 않은 삶을 볼 때 참으로 존경과 부러움을 갖게 하는 장로님 내외분이 계신다.
벌써 3년 전, 그분들이 갖고 계시던 테하차피의 300에이커 땅을 팔아드리면서 알게 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보통 브로커와 클라이언트의 관계는 아니라고 본다. 당시 연세가 여든이셨으나 건강하고 유머감각도 뛰어났으며 영어도 유창하셨던 기억이 난다. 아드님 두 분도 훌륭하게 잘 키우셨고, 남은 삶을 하나님께 바치시겠다고 그곳에 들어가셔서 기도원을 일구며 15년을 보내신 분이셨다.
든든한 재정지원자 아드님의 후원 속에서 그분들은 집과 교회당을 지으셨다. 손수 매일 큰 구덩이를 파시고 사과, 배, 복숭아나무 등을 심으셨고 물을 주며 기도의 동산을 만드셨다.
왕년에 대한민국 최고의 탁구 선수였다는 부인 전도사님의 배려로 젊은이들을 위한 농구, 배구코트도 만드셨다. LA에서 두 시간 거리, 멀다면 멀지만 많은 이들이 기도원을 찾았고 그들의 은혜 충만한 모습을 보시며 노후의 삶을 기쁨으로 채우시며 지나셨다.
어느 날 갑자기 장로님 심장에 이상이 왔고 자손들의 강권으로 타운의 노인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했다. 두 분의 피와 땀 그리고 정성이 곳곳에 깊숙이 배여 젖어있는 곳. 비록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늘 그곳에 있어서 건물관리며 철따라 피고 지는 꽃이랑 점점 알이 굵어져가는 사과랑 배 얘기를 하시며 많이 그리워하는 그곳은 그분들의 영혼의 고향이시다.
14번 북쪽으로 가다가 58번 서쪽으로, 바람개비 풍차가 많은 샌드캐년에서 내려 북상하면 거의 마지막에서 만나는 곳, 40에이커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기도원을 만난다.
현재는 목사님 한분이 관리하며 개인이나 그룹을 맞는데 자손들 권고로 정리해야 할 단계에 왔다. 장로님도 남의 도움 없이 그곳을 가보지도 못하는 상태고 연세만큼 몸도 많이 쇠약해지셔서 능력 있는 분들에게 넘겨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 동의하신 상태이다.
그분들의 아름다운 노고가 헛되지 않게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그분들의 뜻처럼 하나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는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슴 깊이 존경과 사랑을 드리며 장로님 내외분의 건강을 빈다. (323)541-5603

로라 김 <원 프라퍼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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