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5세 눈높이에 맞춘‘파격 예배’

2006-11-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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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눈높이에 맞춘‘파격 예배’

편안한 옷차림만큼이나 남다른 교회를 세우고 싶어하는 유홍설 뉴비전교회 담임목사.

한인 1.5세가 세운 뉴비전교회 유 홍 설 목사

9월10일 창립예배를 가진 뉴비전교회는 여러모로 남다르다.
일단 가운이 없다. 담임목사인 유홍설(30) 목사도 주일 강단에 설 때조차 가운을 입지 않는다. 넥타이도 매지 않고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올라간다. 유 목사는 인터뷰 장소에도 털모자와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타운에서 일하는 교인의 사무실에 심방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설교도 목사가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게 아닌 양방향성을 지향한다. 아직은 이르지만, 토크쇼 형식의 설교도 생각중이라고 한다.

캐주얼 차림 자연스런 설교
교회당·교인·헌금 강조 대신
회심·변화·창조의 3C 지향


유 목사가‘돌아온 탕자’에 관해 설교할 때였다. 집 나간 여자 청소년 딸을 둔 교인이 있었다. 스크린 뒤에 딸이 앉아있었고, 유 목사가 설교 중간에 그 교인에게 만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아버지와 딸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용서했다. 전 교인이‘돌아온 탕자’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런 다른 점은‘헬라인에게는 헬라 식으로, 유대인에게는 유대 식으로’라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있다고 유 목사는 설명한다. 유 목사는 35세 미만의 젊은 부모의 눈에 맞춘 목회를 하기 위해 다르게 해본다고 말한다. 포스트모던 이후 세대를 품어보자는 게 이 교회의 비전이다.
“한인 1.5세가 그렇게 많아도 한인 1.5세가 세운 교회는 없죠. 수천명이 모이는 한인 대형교회에 있는 영어목회에도 교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들이 다 어디에 있을까, 그런 고민에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유 목사는 1.5세의 교회가 장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인 교회의 중흥을 이룬 1세 부모 세대의 영성을 오래 봐왔다. 거기에 미국의 합리성과 정직성을 더하면 새로운 2세 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유 목사는 기대한다.
“스코틀랜드 이민자에게 청교도 영성이 얹어져서 장로교가 탄생했습니다. 시카고의 윌로우 크릭 처치도 네덜란드 색채가 진합니다. 성경 속 다니엘과 바울도 모두 1.5세로 이방 문화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인 1.5세, 2세들도 새로운 미국 교회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유 목사는 이미 성공을 경험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한국어 고등부를 맡아 50명에서 350명으로 부흥시켰다. 청소년이 새벽기도에 참여하게 하면서도 다감각 예배를 시도했다. 그런 시간을 ‘우리는 중고등부 부흥을 열망하고 갈망했다’라는 책으로 묶어냈다.
뉴비전교회는 3B(교회당, 교인수, 헌금)를 강조하는 기존 교회에서 벗어나 3C(회심, 변화, 창조)를 지향하려고 한다. 첫 헌금을 장학헌금으로 정해 학생에게 나눠준 것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유 목사는 “교회의 4개 공동체(1세, 1.5세, 2세, 6학년 이하 어린이)가 수평적으로 연합해 젊은이가 신앙으로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며 “기러기 가족, 유학생 등 공통 관심사가 형성될 수 있는 그룹을 셀로 묶어 교회의 기본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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