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8개 양로원은 나의 사역지”

2006-1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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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양로원은 나의 사역지”

안덕원 목사는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했듯, 늙어도 천국 소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진천규 기자>

‘부모님선교회’LA지부 맡은 안덕원 목사

41년 목회자의 삶 마무리 사명으로
노인들 믿음 일깨워 천국 소망 심어줘
자식들 대신 이야기 들어주고 기도

‘어떤 매니큐어도 늙은 손을 젊게 할 수는 없다’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아무리 뭐라 해도 늙는 것은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70세인 안덕원 목사는 ‘마지막 인생 길’ 가는 노인을 위해 은퇴 후 삶을 바치고 있다. 41년 목회 사역의 끝을 양로원에서 맺기로 결심한 것이다.
안 목사는 12년 전 설립된 ‘부모님 선교회’의 LA지부를 맡기로 했다. 12일 오후 4시 나성영락교회(1721 N. Broadway, LA)에서 LA 부모님 선교회 창립예배도 드린다. LA 지역 8개 양로원을 매주 한번씩 찾아 여든이 넘어 병들고 지친 영혼을 예배와 찬양으로 위로한다.
안 목사는 “예배로써 노인의 믿음을 일깨우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드리려고 노력한다”며 “바빠서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자식을 대신해 기도와 봉사로 격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1983∼2002년 나성영락교회에서 교구 목사로 사역하던 안 목사는 지난해까지 뉴저지장로교회에서 노인을 돌보았다. 조용히 노후를 보내려던 안 목사는 “내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한 게 죄송해서 부모님 선교회 일을 맡았다”고 한다.
안 목사는 “교회에서는 교인 위주로 병원이나 양로원 심방을 갔지만 지금은 교파를 떠나 찾게 돼 마음가짐이 또 다르다”며 “양로원에는 믿지 않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만한 선교지가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양로원에 있는 노인은 거의 다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거동이 불편하다고 한다. 나이도 80세가 넘어 눈감을 일만 남은 형편이다. 양로원이 이 세상에서 발붙일 마지막 공간이다.
그래도 안 목사는 노인에게 마지막까지 소망을 잃지 말라고 강조한다. ‘늙어도 결실하며’(시편 92:14)와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수가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시편 71:18)라는 성경을 자주 인용한다.
안 목사는 “10계명 중 인간에 대한 계명 6가지에서 ‘부모를 공경하라’를 으뜸으로 치는 게 기독교”라며 “하나님은 효도하는 자는 이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한다고 축복하셨다”고 말했다.
“약 하나도 먹지 않고도 이만큼 건강하니 감사하지만, 양로원 가보면 나도 여기 오란 법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쓸쓸하고 외로이 고독한 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내가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창립예배에서는 이정근 유니온교회 목사가 설교를, 강신권 세계성경장로교회 목사가 축사를 한다.
문의 (818)995-7547, (213)381-1904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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