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받는 선교회서 나누는 선교회로

2006-10-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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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선교회서 나누는 선교회로

시각 장애인인 정화영 선교사(오른쪽)의 지도로 진행되는 하모니카반.

비전 시각장애인 센터, 영어·하모니카·기타 클래스 일반 개방

‘비전 시각장애인 센터’(추영수 목사)가 받은 도움이 많아 커뮤니티에 사랑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시각 장애인의 재활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을 11월부터는 일반인에게도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비전 센터에는 현재 70여 회원이 90여 자원봉사자와 함께 다양한 재활 교육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글을 읽기 힘든 시각 장애인을 위한 한글과 영어 점자교육도 있고,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가 장치된 컴퓨터를 배우는 시간도 있다. 이것들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하모니카, 기타 클래스와 영어 시간은 일반인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방을 결정했다. 현재 영어 시간은 월~금 오전 10~12시, 기타교실은 목요일 오전 10~12시, 하모니카반은 수요일 오후 1시~5시30분에 열리고 있다. 특히 하모니카반은 시각 장애인인 정화영 선교사가 강사를 맡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추 목사는 “장애인은 늘 도움을 받기만 하는데, 우리도 일반인에게 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늘 도움만 받는 선교회에서 도움을 나누는 선교회로 탈바꿈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 목사는 “장애인끼리만 모여서 지낼 때보다 일반인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상호 이해가 증진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더불어 움직이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냐”고 덧붙인다.
추 목사는 ILS 재활교육을 주관하고 있다. 시각 장애인이 독립생활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시간이다. 시각 장애인이 혼자서 요리를 하고, 물건 정리를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런데 그 시간에 일반인도 가끔 상담을 신청한다고.
추 목사는 “육체 장애보다 영적 장애가 훨씬 더 무섭다는 걸 깨닫게 된다”며 “내적 치유를 도모하는 데 모두가 나설 때”라고 말했다.
한편 비전 센터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퍼킨스(점자 타자기) 타자, 음성 컴퓨터, 보행훈련, 피아노 교실 등도 열고 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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