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교하듯 자녀에 다가가세요

2006-10-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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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모임 강혜경 목사
세대간의 소통 위해서는 서툴러도 친밀노력 시도를

내 배로 나은 자식인데도 ‘웬수’처럼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부모라면 누구라도 가져봤을 심정일거다. 아이라고 다를까. 자신의 마음은 몰라주고 “공부하라”고 볶아대는 부모가 남보다 못할 때도 있다.
강혜경 목사(LA온누리교회 가정사역·박사)는 그러기에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 7일∼11월11일 매주 토요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리는 BIG이다. 세대간(Intergenerational) 차이(Gap)에 다리를 놓자(Bridging)는 뜻이다.
“이민 가정은 부모와 자식 세대가 쓰는 언어가 달라서 부모-자녀간 소통이 더욱 어렵죠. 정서와 문화에서도 부모는 한국, 자녀는 미국에 가까우니 이해가 더 힘들죠.”
7일 첫 모임에서 부모들은 다 “답답해 죽겠어요” “귀고리 끼는 게 못 마땅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고 느끼자 부모 얼굴이 환해졌단다.
그럼 어떻게 거리를 좁힐까. 강 목사는 해외 선교 방법과 같다고 말한다. 선교사가 선교지 문화, 음식, 사정에 맞는 전도법을 개발하듯이 부모도 아이에 맞춰가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사가 현지 실정을 다 알고 가는 게 아니다. 가서 노력한다. 그것처럼 부모도 서투른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들을 한글학교에 억지로 데리고 가면서도, 부모 스스로 영어를 배워보려고 노력해봤나?”
작은 시도란 이런 거다. 아이가 학교 갈 때 ‘Have a nice day’라고 말해주고, ‘How are you?’를 물어보는 식이다. 서툰 영어 글씨를 보는 아이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친밀해지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시간을 내서 공통점을 찾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 게임, 컴퓨터를 따라해 봐야 한다. 부모가 봤을 때 이상한 옷차림이지만, 그렇게 입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심정도 헤아려본다. 아이가 인정과 칭찬을 받는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가 해야 할 몫도 있다. 한국 가치관을 아는 것이다. 한국은 유교 문화권에서 위계질서를 중시했기 때문에 가정에 남아있는 수직 관계를 자녀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개인주의와는 다른 한국의 집단주의, 그 속에서 생겨난 개인 의사 표현의 자제 등이 자녀가 알아야 할 몫이다.
강 목사는 “누구나 실수하면서 사는 것처럼 부모 역할도 마찬가지다”며 “조그만 것에서부터 자녀를 배려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소 10000 Foothill Bl., View Terrace.
문의 (818)834-7000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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