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승훈 목사가 말하는 ‘주님의 영광교회’입당하기까지

2006-10-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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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목사가 말하는 ‘주님의 영광교회’입당하기까지

신승훈 목사는 “교회당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진천규 기자>

신승훈 목사가 말하는 ‘주님의 영광교회’입당하기까지

6,000석인 주님의 영광교회에서는 대형 집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1일 열린 구국 기도회 모습.

“우여곡절 끝 예비하시는 하나님 체험”

더부살이 설움에 ‘건물이 무슨 소용’생각 바꿔
교인들 시계·반지 팔아 산 건물 교육구에 수용
‘올림픽 체육관’매입 기한 1주 앞두고 자금 마련
6,000명 예배당… 14일 입당예배 한마당 잔치

18가와 그랜드 애비뉴에 ‘그랜드 올림픽 오디토리엄’이 있다. 1925년 문을 열었을 때 미국 최대 실내 체육관이었다. 이 곳에서 84년 LA올림픽 복싱 경기가 열렸고, 복싱 영화 ‘록키’도 촬영됐다.
‘주님의 영광교회’ 교인들이 힘을 모아 유서 깊은 이 곳을 하나님께 바쳤다. 주먹을 날리며 피 튀기던 전쟁터가 영혼 구원장으로 바뀌고 있다. ‘가나안’에 들기까지 이 교회가 겪었던 ‘광야 생활’을 신승훈 담임목사가 들려줬다.
# 더부살이 설움
99년 10명이 모여 첫 예배를 드릴 때부터 신 목사는 “교회는 사람이지 건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혼이 구원돼야 교회가 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러 번 이사 다닌 고행이 시작됐다.
첫 번째 건물은 주인이 아침에 문을 열어주지 않아 새벽예배를 가질 수가 없었다. 두 달만에 옮긴 곳은 비가 새 예배시간에 물통을 이리저리 날라야 했다. 두 달만에 또 짐을 싸 찾아간 곳은 선교단체가 주인이었는데, 이사 첫날부터 “나가라”고 볶아댔다. 5개월을 버텼는데, 창립 첫 해가 지날 때 교인이 900명으로 불었다.
재향군인회(Patriotic Hall)에서는 그래도 6년을 살았다. 수·금·일요일 세 번을 빌리는데 그때마다 음향시설을 뗐다 붙였다 했다. 그게 지금껏 7,000번이 넘는다. 주일마다 바깥에서 1,000명치 밥을 해 나르는 것도 큰 일이었다.
낡은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자 한 집사가 국통을 계단으로 옮기다 허리를 크게 다쳤다. 이때 신 목사는 ‘건물 무소유’라는 믿음을 버렸다. 이때부터 교회당 찾기 대작전이 벌어졌는데….
# “목사님 기도한 거 맞아?”
2004년 윌셔가에 1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빌딩을 910만달러에 샀다. 내 집 생긴다는 즐거운 마음에 교인들은 다운페이먼트 300만달러를 마련하려 시계·반지를 팔고, 아파트를 줄였다. 낡은 가락지도 뺐다.
갑자기 LA통합교육구에서 건물 수용령을 내렸다. 1년간 법정 싸움을 했지만 졌다. 돈마저 날릴까 교인들이 술렁거렸다. “건물 살 때 담임목사가 기도나 했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육국에서 건물 가격으로 200만달러를 더 얹어 돌려줬다. ‘횡재’한 돈으로 LA를 샅샅이 뒤졌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2005년 초 토랜스에 760만달러짜리 건물을 찾았다. 에스크로 들어가기 전날 신 목사는 꺼림칙했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52%가 토랜스 이전을 반대했다. 교인 대부분이 LA에 살아 수·금요일 예배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신 목사는 “죽어도 LA를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희한한 제안
재향군인회에서 리모델링 한다고 느닷없이 ‘방 빼’라고 통보해 왔다. 애태우다 지금 교회 자리를 리스하기로 했다. 리스 조건도 터무니 없었고, 교회로 쓰기 위해 필요한 수리비용 200만달러도 부담하라고 했다.
리스를 거부하려던 참이었다. 주인이 다운페이먼트로 650만달러만 주면 구입비 2,500만달러 중 나머지는 자기가 빌려주겠다고 했다. “150만달러가 부족하다”고 하자 주인은 “에스크로 종결 일주일 전까지 에스크로는 아무 손해 없이 깰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희한한 제안이었다.
돈을 마련할 기한은 세 달.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일주일 남겨두고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150만달러가 조성됐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에 들어왔다. 작년 7월이었다.
# 포기한 월수입 5만달러
신 목사는 기독교 혐오자였다고 한다. 기독교가 너무 싫어 전학 간 기독교 고등학교에서 퇴학까지 당했다. 전도하려던 친구에게 “미치려면 너나 미쳐”라고 소리질렀다.
81년 미국에 와 사업상 친교 목적으로 교회를 나갔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온다’고 자꾸 가다보니 기독교 진리가 궁금해졌다. 그러다 “당신은 구원의 확신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 집에 가던 길에 강한 성령 체험을 하고 88년 신학교에 입학했다.
한달 수입이 5만달러에 집만 5채를 가졌었다. 그런데 자신이 여행, 소유, 놀이에서 찾던 만족이 덧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부가 필요가 없어졌단다. 93년에 케냐 선교사로 떠났고 5년을 일했다. 지금은 가진 것 없이 아파트에서 살지만 너무 좋단다.
등록교인이 2,000명인 교회로 부흥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자신의 기독교 혐오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설교도 쉽게 해 조는 교인이 없다고 한다. 예배가 쉬우니 예배를 통한 예수 영접이 많다고 한다.
신 목사는 ‘백화점 교회’를 지향한다. 교인이 찾는 거라면 뭐든 있는 교회다. 이 교회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6,000명이 앉는 넓은 예배당을 어떻게 채울까 걱정 안 합니다. 한 영혼을 구원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많은 영혼이 살아나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크겠죠.”
주님의 영광교회는 14일 오후 7시 입당예배를 드린다. 신 목사는 “한마당 잔치로 만들겠다”며 “큰 커뮤니티 행사장으로 언제나 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소는 1801 S. Grand Ave., LA.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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