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의 매니저는 바로 하나님”

2006-10-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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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간증회 갖는 탤런트 송재호 장로

“26년전엔 지독한 골초에 주당
귀신 믿던 아내 권유로 예수 영접
복음 전하려 1,500개 교회 찾아”

송재호는 연기자로 친숙하다. 그런데 본인은 장로가 더 익숙하다고 한다. 그 믿음을 짐작할 수 있는 최근 일화다.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화려한 휴가’ 캐스팅을 위해 김지훈 감독이 찾아왔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에 맞서는 청년을 위해 기도하는 신부 역이었다. 기독교인인 자신이 천주교 신부 역을 맡는 게 부담스러웠다. 김은호 오륜교회 담임목사를 찾아가 상담을 했다. 김 목사는 “괜찮다”며 격려했고, 송 장로는 몸을 던져 촬영에 임하고 있다.
송 장로는 하나님을 ‘왕매니저’로 모신다. 한국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사오십대면 정년)이 유행 아닌가. 67세에도 끊임없이 일감이 있는 건 하나님이 매니저로 잘 하시기 때문이라고 송 장로는 믿는다. 술자리가 많은 연예계에서 술 마시지 않고 캐스팅이 되는 건 기적이란다.
하지만 26년 전에는 달랐다. 하루에 담배 다섯 갑을 피웠고, 위스키 두 병은 ‘나발’을 불었다. 불교와 샤머니즘을 지독하게 믿었다. 일년에 한번 무당을 불러 4박5일간 굿판을 벌였다.
이때 하나님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물질’로 찾아오셨다고 한다. “물질로 매를 때리고 계셨다”고 송 장로는 회상한다.
“1980년이었죠. 손이 귀한 집안이라 어려서 결혼했어요. 4남1녀 키우려고 정신없이 돈을 쫓았어요. 그런데 사업에 잇따라 실패하며 엄청난 빚에 시달렸어요. 죽으려고 약도 먹었고, 배에 칼도 댔었다.”
누군가 “교회 가자”고 권했다. “예수 믿었다 귀신이 우리 집 쑥밭으로 만들면 어쩌나 걱정되더군요”라고 송 장로는 말한다.
갈등할 때 자신보다 귀신을 더 믿던 아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내는 손에 있던 불교 염주가 계속 오그라드는 꿈을 꿨다. 펴려고 힘주면 줄수록 염주는 더 꼬였다. 옆에서 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남자가 염주를 풀어주었다. 새벽에 눈을 뜬 아내는 이 남자를 따라갔는데 교회였다고 한다. 십자가에 걸린 예수의 얼굴이 꿈에서 본 남자와 똑같았다고.
결국 부산공고 선배였던 조용기 목사를 찾아가 예수를 영접했다. 그날(80년 10월18일)이후 ‘어제의 송재호’와 ‘오늘의 송재호’는 뚜렷이 갈라진다. 지금은 그저 복음 전하는 일만 한다고 한다.
연기도 복음 전파를 위해서 한다. 드라마에서 “항상 하나님께 감사 드려라” 같은 대사가 나오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한 눈 팔지 않고 연기만 하다보니 그 많던 빚도 지난해 다 갚았다.
너무 좋은 복음을 나눠주기 위해 쉬지 않고 다닌다. 지금껏 1,500곳의 교회를 찾았다. 이번에는 LA에 왔다. 6일 오후 7시30분 주님의 영광교회, 8일 오후 1시30분 로뎀장로교회, 11일 오후 7시30분 가스펠교회에서 송재호 장로는 간증한다. 문의 (213)268-6630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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