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재훈 목사 후원의 밤’

2006-10-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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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 목사 후원의 밤’

박재훈 목사.

‘박재훈 목사 후원의 밤’

박재훈 목사 후원의 밤을 준비하고 있는 백경환 목사(왼쪽)와 황성삼씨.

남가주 음악인 한자리에

‘눈을 들어 하늘 보라’’어서 돌아오오’등 주옥같은 찬송가 작곡

‘산골짝에 다람쥐…’ 등 동요 작곡
캐나다 한인교회 일군 목회자로도 유명
오페라‘손양원 목사’창작 마지막 열정
후배들“원본 악보 연방의회 등록 추진”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시냇물은 졸졸졸졸 고기들은 왔다갔다…’
‘송이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하얀 꽃송이…’
한국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누구에게라도 귀에 익은 동요들이다. 추억이 가득 담긴 이 노래들은 모두 박재훈(84)목사가 작곡했다. 그래서 박 목사는 아동문학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박 목사는 한국 교회음악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현재 찬송가에는 그가 작곡한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서 돌아오오’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등이 수록돼 있다.
어디 그뿐인가. 영락교회 지휘자로 활동하며 교회 합창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박 목사와 성가단을 같이 했던 많은 후배들이 남가주 교회에 곳곳으로 흩어져 교회음악을 번영시키고 있다.
성극 오페라 ‘에스더’와 민족혼을 고취시킨 오페라 ‘유관순’도 그의 손에서 빚어졌다. 1984년 큰빛장로교회를 개척, 현재 캐나다 토론토 최대 한인교회로 일궈낸 뛰어난 목회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는 세월을 그 누가 막으랴. 일생 마지막 작품으로 창작하고 있는 오페라 ‘손양원 목사’도 좋지 않은 건강 탓에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박 목사가 마지막으로 태우는 불꽃같은 열정을 돕기 위해 남가주 교회 음악가들이 한곳에 모인다. 8일 오후 7시30분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원로음악가 후원의 밤’이 그 자리다.
백경환 목사(가나안교회 음악담당)는 “박 목사님께서 건강이 많이 악화되셨는데, 살아 계실 때 후배들이 뜻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한 평생 한국 교회에 숭고한 신앙의 본을 보이셨던 박 목사님의 정신을 기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성삼 남가주한인교회음악협회 총무는 “후원의 밤에서 모아진 헌금으로 박 목사님께서 쓰고 계신 오페라에 조금이라도 도울 계획”이라며 “이번 행사에는 전문 음악가 중심이 아니라 박 목사님의 작품에 많은 감명을 많았던 신자들이 동참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걷히는 후원금은 박 목사가 지은 찬송가의 원본 악보를 연방의회 도서관에 등록시키는 데도 쓰일 예정이다. 또 호프 인터내셔널 대학의 도서관에 세워지는 한국 찬송가 작가 전시장 조성에도 사용된다.
후원의 밤 행사에는 남가주사랑의교회, 유니온교회, 가나안교회의 성가대가 출연한다. 하나콰이어, LA챔버콰이어는 합창을 한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바이얼리니스트 곽병국, 소프라노 황혜경도 함께 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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