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행복한 목회의 비결(4)

2006-09-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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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수그리고 엎드려서

훈련이 잘 된 K-9 같은 경찰견(police dog)과 주인이 옆에 있어야만 사납게 짖어대는 비겁한 애완용 강아지가 용맹성에 있어서는 사뭇 차이가 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코앞에 가서 공격자세로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 십중팔구는 개한테 물린다는 것입니다. 견공뿐만이 아니라 본능만으로 살아가는 동물은 가축이나 들짐승, 날짐승 할 것 없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러면 본능보다는 자제력과 감성이 풍부하고 이성을 갖춘 사람은 어떨까요? 극단적인 예지만, 구태여 코앞에 갈 것도 없이 차안에 앉아서 앞의 차가 운전이 서툴거나 늦게 가면 욕지거리를 퍼붓고 성이 차지 않으면 내려서 구타와 살인극도 불사합니다. 혹은 길 가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왜 째려보느냐고 달려들지도 모릅니다. 왜 이럴까요? 아마도 현대인은 짐승보다 본능에 더 치우쳐서 그렇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이런 살벌한 환경에서도 행복해지는 비결이 하나 있습니다. 이걸 증명하기 위해서 덜 사납고 물려도 아프지 않으며 비교적 비겁한 애완용 강아지에게 이렇게 실험을 해보십시오. 미소지으면서 접근하다가 코앞에 가서 활짝 웃어보는 겁니다. 그러면 본능에만 충실하고 전혀 감성이 없는 강아지도 이내 꼬리를 흔든답니다.
이를테면 최소한의 소극적인 표현으로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엎드려 절 받기’죠.
아무리 사나운 사람도 웃는 얼굴은 행복해 보입니다. 먼저 수그리고 엎드리면 상대방도 온순해집니다. 이 원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7가지 천국의 언어를 만들어 봤습니다.
“제 미덕 참 감사해”
제가 잘못 했습니다.(실수 인정) 미안합니다.(송구스러움) 덕분입니다.(배려) 참 잘 하셨습니다.(칭찬) 감사합니다.(고마움) 사랑합니다.(헌신과 신뢰 고백) 해 보겠습니다.(긍정과 충성) 일곱 가지 말의 첫 글자입니다.
영국 속담에도 있듯이 세금도 없고 무료인 듣기 좋은 말, “제 미덕 참 감사해”는 밑천도 안 듭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말의 빛”이란 동시에서 천국의 언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 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웃으며 수그리고 엎드려서 하는 목회는 나이도 젊어 보이고 허리도 강건해지며 무릎도 더 튼튼해져서 몸도 마음도 행복하던 걸요.

홍 성 학 목사
(새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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