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투명한 교회 이미지

2006-09-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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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대한민국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종교인구 분포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한국 개신교 신도들의 숫자가 약 15만명 감소했다고 해서 교계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통계는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결코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한국 기독교인의 성장속도는 1990년을 기점으로 하여 차츰 줄어들더니 1995년께부터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그 감소의 속도가 상당히 급격하다는 이야기들이 근거를 가지고 나오기 시작한지가 꽤 되었다.
이제 정부의 통계로 이 현상이 확인된 것뿐이었다. 상당수의 교회는 이 기쁘지 않은 소식에 대해 당황하였고 어떤 극단론자는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하였지만 대충 지금은 이 현실을 수용하는 태도라고 한다. 직면해야 할 문제는 빨리 직면하고 문제의 핵심과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기독교 지도자들의 태도를 바라보면 어이가 없어진다.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해 모였다는 목회자들의 단체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기독교 교세의 감소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가장 많은 답변자들이 기독교의 이미지가 나빠져서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실체는 괜찮은데 나쁜 이미지만이 부각돼서 그렇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를 둘러싸고 보도되는 그 많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하여 수치를 느끼고 회개하기보다는 그런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태도의 극단적인 경우가 자기 교회 목사님의 간통사실을 보도했다고 방송국에 난입한 신도들의 폭력극이었다. 언론에 아무리 손을 쓴다해도 실체가 썩었는데 어떻게 냄새를 숨길 수 있겠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노력이 아니겠는가?
바로 비슷한 문제가 지금 이곳 미주 한인교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곳의 한 대형교회의 토지 매입을 놓고 벌어지는 의혹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기독교 신문들을 포함한 언론의 대부분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니 더욱 더 루머만 나돌아 목사님들을 포함한 많은 분들의 이름이 회자되는데 그분들의 일부는 근거없는 루머의 희생자들일 가능성도 많을 것이다.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밝혀질 것은 밝혀져야 하는 시점에 왔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종교핍박이 없는 사회라면 교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 특히 재정적인 일은 투명해야 한다. 왜냐 하면 주님은 성도들을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LA기윤실 실행위원.www.cemla.org)
박 문 규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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