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헌팅턴 도서관 ‘헬렌 앤드 피터 빙 어린이 정원’

2006-09-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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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 도서관 ‘헬렌 앤드 피터 빙 어린이 정원’

작은 돌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내는 ‘페블 차임스’.

뛰놀며 생태관찰 ‘자연 학습장’

정원을 불·물·대지·공기 4구역으로
안개동굴선 5분마다 인공 안개 분출

1840년 봄, 독일 브랑켄부르크에 사는 어린이들은 녹색이 짙은 어린이 정원에서 뛰어 놀았다. 푸른 나무와 꽃, 모래와 자갈이 그들의 장난감이자 학습도구였고, 정원 한쪽에 씨앗을 뿌리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놀이었다.
이 ‘녹색 짙은 어린이 정원’이 독일의 교육학자 프뢰벨이 설립한 세계 최초의 유치원 ‘킨더가튼’(kindergarten)이다. 아이들이 처음 사회적 교육을 받는 장소가 바로 ‘어린이들의 정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일본 정원, 사막 정원 등 수많은 가든으로 유명한 헌팅턴 도서관을 방문하면 자연 속에서 놀이와 배움을 연결시킨 프뢰벨의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는 ‘헬렌 앤드 피터 빙 어린이 정원’(Helen and Peter Bing Children’s Garden)을 만날 수 있다. 헌팅턴 도서관 대부분의 가든은 오솔길을 따라 가든을 눈으로 감상하는 방법으로 접할 수 있는데 어린이 정원은 꽃밭과 식물들 사이로 아이들이 직접 들어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가든이면서 놀이공원이고 생태관찰 과학관이다. 정원의 식물을 통해 다양한 식물의 종류를 알고 서로 구별할 줄 알며 식물의 촉감을 느끼고 흙을 이해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는 자연 교육학습장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애정과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심어준다는 취지로 정원은 설계됐는데 동양의 음양 문화를 도용해 정원을 불(Fire), 물(Water), 대지(Earth), 공기(Air) 등 4개 구역으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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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 도서관 어린이 정원 안개동굴 가든. 5분마다 인공 안개가 가든을 가득 채우면서 정원이 신비의 놀이터로 변한다.>

우선 가든 입구에서 공룡정원을 만난다. 곳곳에 나무로 만든 공룡이 있는가 하면 공룡화석과 막 알에서 부화한 새끼 공룡의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동화책에서 본 듯한 정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아기자기 예쁘장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이들을 미로의 나라로 인도해 출구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기 힘든 비밀정원, 어린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터널 속으로 빛이 프리즘을 통해 무지개 색으로 현란하게 비춰지는 프리즘 터널(Prism Tunnel), 음파를 이용해 파도의 신비를 풀어 주는 소닉 풀(Sonic Pool), 흐르는 물을 이용해 음악을 연주하는 워터 벨(Water Bell), 자석의 원리로 모래를 마술 같이 여러 형태로 바꾸는 매그네틱 샌드(Magnetic Sand), 철마다 가장 향기가 좋은 꽃들을 심어 그윽한 꽃내음을 항상 음미할 수 있는 프래그런스 가든(Fragrance Garden) 등 수많은 시설들이 아이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문을 연 안개의 동굴(Fog Grotto)은 5분마다 인공 안개가 가든을 가득 채우면서 아이들을 위한 신비의 놀이터가 만들어진다.
어린이 정원 바로 옆에 있는 식물과학관(Rose Hills Conservatory for Botanical Science)도 함께 방문해야 할 코스다. 과학관은 방문객들이 직접 식물의 생태계에 들어가 전시되고 있는 식물을 연구하고 각종 기구를 이용해 실습에 참여하는 과학체험 시설이다.
캘리포니아 과학관(California Science Center)처럼 손으로 만지면서 배우는 각종 과학 실험기구들이 식물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식물원과 과학관을 혼합한 새로운 컨셉트의 전시 시설이다.
헌팅턴 도서관은 패사디나 인근 샌마리노에 위치한 희귀서적과 국보급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박물관 겸 식물원이다.
정원은 207에이커 면적 중 130에이커를 차지한다. 장미 정원, 선인장 정원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 재배하는 희귀식물들과 여러 종류의 나무,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10여에이커의 일본 정원은 벌써 오래 전부터 조성이 되어 일본 가옥과 정원과 나무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고 지금 한창 공사중인 중국 정원은 2년 안에 공사가 마무리되어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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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들이 직접 식물의 생태계에 들어가 식물을 연구하고 각종 기구를 이용해 실습에 참여하는 식물과학관.>

관람 가이드
도서관은 헌팅턴 라이브러리(The Huntington Library), 헌팅턴 아트 갤러리(미술관·The Huntington Art Collections), 식물원(The Huntington Botanical Gardens)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시간 배분을 잘해서 관람해야 한다. 개장시간은 평일의 경우 4시간30분. 주말에도 6시간30분으로 한정되어 있다.
공원 입장 후 안내소에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무료)가 비치되어 있다. 참고해서 어떻게 투어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 스케줄을 먼저 계획한 후 투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 정원, 식물과학관, 갤러리 등은 따로 입장료가 없다. 도서관 입장료만 지불하면 이들 시설의 입장은 무료다.
▲개장 시간 : 평일(화~금)-오후 12시~오후 4시30분, 주말-오전 10시30분~오후 4시30분,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입장료 : 성인-15달러, 청소년(12~18세)-12달러, 아동(5~11세)-6달러, 5세 미만 무료
▲주소 및 문의 : 1151 Oxford Rd. San Marino, (626)405-2100, www.huntingt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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