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과 음악

2006-09-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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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회는 선교에서 ‘밥 없이는 살아도,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청소년들을 앞에 두고 고민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TV에서 어느 기독교 선교단체에서 청소년들이 대학에 가면 85%가 교회를 떠난다고 하며 보여주는 화면이 록 가스펠 그룹의 콘서트에 초대하고 있었는데 그 장소가 교회 본당이었습니다.
이곳에는 무대(강단)가 있고 스윙 밴드와 기타를 든 록 가수가 무슨 기독교적인 말(설교?)을 하며 노래를 불러댈 때 청소년들이 손을 흔들고 뛰며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현대 교회의 성전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교회는 예배하는 곳으로 조용한 종교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인가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뉴 키즈 온더 블록이란 록그룹이 일으킨 사건이 생각납니다. 청소년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열광하였고 연주가 절정에 이르자 기성이 들려오고 소녀들이 속옷을 벗어 던지는 등 변태적인 행동이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울다 못해 실신하고 광란하고 서로 짓밟고 깔아뭉개고 하며 부상자가 생기자 응급차를 부릅니다. 그래서 음악은 멈추었으나 청소년들은 주먹을 흔들며 ‘계속하라, 음악을 계속하라,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외쳐댑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일이 교회 성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말입니다. 소위 현대 집단주의 선교에서 후세의 교회 성장을 위하여, 청소년들의 활동공간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때라 인정합니다. 그러나 교회에 모이면 진리를 가르치고 종교성에 묵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에는 이끔음이란 시끄러운 불협화음이 있습니다. 이 음을 도음(leading-tone)이라고도 하는데, 우리의 교회음악 선각자들은 예배음악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도음을 계속 사용하고 여기에 싸이키 조명까지 계속하면 사람은 자기의 중심(방향감각과 판단력)을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이 아직 인격 형성 중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다 알 것입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면 계명(계이름)에서 미-파 사이와 시-도 사이가 반음인데, 이 음은 불안을 일으킨다 하여 교회 선법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교회음악 역사에서 보면 소위 다성 음악시대에 와서 세속적 올가눔과 성스런 올가눔으로 타협하여 도음이 교회에 들어왔는데 이것은 결국 어떤 힘(사탄 루시퍼?)에 굴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는 요즘 현대 크리스천 음악(CCM)이란 곡을 피아노나 키보드로 치면서 처음에는 시들하게 시작하나 차차 흥에 빠지면 나의 연주가 어떤 힘에 의하여 비상한 연주가 되는 것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개신교인수가 줄었는데 그 이유의 첫 번째는 ‘개신교는 너무 시끄럽고 종교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의 믿음을 보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신실하게 살아가는가, 얼마나 정직한가를 보는 시대입니다. 교회 역시 바른 종교성을 갖고 조용히 묵상하며 예배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교회로 모여들게 될 것입니다.

김 경 덕 신부
<성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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