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공짜 사랑 헌혈로 나누자

2006-09-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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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2008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만 전념하겠다는 발표가 있은 얼마 후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회장이 그 뒤를 따랐다. 이같이 미국 부자들의 개인 재산의 사회 환원은 카네기, 록펠러로부터 시작되어 아름다운 미국의 전통이 되고 있으며 그 정신은 기독교의 박애주의에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가는 대학과 병원과 연구소가 있는 것은 이 기부문화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이 1년간 내는 기부금 총액은 2,000억불을 넘는데 이 액수는 한국정부의 1년 총예산과 필적하는 수치이다. 이에 비하여 한국의 부자인 삼성과 현대가 억지 춘향으로 내는 기부금은 참으로 초라하게 보였다.
근래에는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성공한 기업인중에서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내놓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되나 일반적으로는 미 주류사회의 자선단체 기부자 명부에서 우리 한인들의 이름은 찾아보기는 힘들다. 교회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인사회에서는 헌금이라는 이름으로 기부금이 교회에 집중되고 있는데 교회가 이같은 자선과 사회 봉사에는 무관심하고 있으니 타 커뮤니티 사람들에게는 집단 이기주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남을 돕는 일은 꼭 돈을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LA 기윤실은 그동안 신앙의 생활화 운동을 꾸준히 펴왔었는데 오늘은 그 중 실천항목의 하나로 헌혈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언젠가 나는 이해인 시인의 헌혈에 관한 감동적인 글을 읽고 회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헌혈을 권면하는 글을 쓰고 싶어서 자료를 얻기 위해서 적십자사를 찾아간 일이 있었다. 그때 얻은 적십자사에서 얻은 헌혈을 권하는 선전문을 다시 꺼내서 여기에 소개한다.
“우리 몸 속에는 다이아몬드보다 값진 선물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값진 선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우리들은 대개 다이아몬드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연인들은 평생 간직하는 사랑의 징표로 다이아몬드를 원합니다. 그래서 신혼부부도 그런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선물도 언제나 지니고 다닐 수가 없어서 장롱 속에 두고 다니기가 일쑤니 얼마나 섭섭한 일입니까? 그러고 보니 제 아무리 값비싼 선물도 우리들 사람의 마음처럼 상대방 몸에 꼭 붙어 있을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예외가 하나 있는데 한번 선물하면 받은 사람이 영원히 지니고 다닐 그런 선물이 있습니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평생 몸에 간직하고 다닐 선물! 세상에! 우리 몸 속에 그런 귀한 선물이 있다니! 그렇습니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한 위대한 선물! 자 그런 선물을 한번 해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우리 곁엔 그 선물을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것 하나라도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생명, 그 생명 속에 넘쳐흐르는 공짜로 얻은 피를 이웃에게 나누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 헌혈운동에 동참하시지 않으시렵니까?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진짜 필요한 운동입니다. 헌혈을 자주 하면 우리 몸이 더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가까운 적십자사에 찾아가서 김씨, 이씨, 최씨 성을 적어놓고 어두컴컴한 채혈실 침상에 누어서 내 혈맥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이웃사랑을 한번 체험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적십자사의 채혈 요원을 교회에 불러서 친교실 마루에 이불을 깔고 누워서 한끼쯤 금식을 하며 내 혈관에서 새어나가는 피 소리를 들으며 예수님의 사랑을 묵상해 보십시오. 무엇인가를 주지 않고서는 남의 마음을 결코 사로잡을 수가 없습니다.
적십자사의 헌혈자 명단에 우리 한인들의 성명이 타인종에 비하여 더 많아질 때쯤이면 앤드류 영님의 한인 식품상 비하 발언를 듣지 않고서 우리도 미국 속의 자랑스런 한인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은 것이다.
(213)387-1207, 이메일 cem_la@yahoo.com

유 용 석
(LA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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