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실의 아픔’ 서로 보듬어요

2006-09-01 (금)
크게 작게
‘상실의 아픔’ 서로 보듬어요

민들레 동산에 참가한 싱글 맘들이 기차놀이를 하며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있다.

싱글 맘 위한 모임 베델한인교회 ‘민들레 동산’

“사별과 이혼으로
홀로 자녀부양 고통
사랑 잃어버렸지만
기도속 상처 아물어”
오는 22∼24일 베델수양관

“내 하나의 사랑을 잃어버렸다고 슬퍼했는데, 그 사랑으로 인해 더 크고 많은 사랑을 얻게 되었습니다. 민들레 동산에서 우리는 사랑 안에서 아픔을 나눌 수 있었고, 서로를 위해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떠날 때는 아이만을 집에 놔둬서 긴 일정이라 생각했는데, 아름다운 것을 보고 귀한 것을 얻으니 너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1999년 싱글 맘의 치유를 목표로 시작된 뒤 지금껏 12차례 열린 ‘민들레 동산’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의 간증이다.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끼리 상실의 아픔을 보듬어준 기쁨이 베델한인교회(담임 손인식 목사) 웹사이트에 잘 녹아있다.
상실한 사랑의 기억을 치유하는 13번째 모임이 22∼24일 베델한인교회 베델수양관에서 열린다. 사별과 이혼으로 홀로 자녀를 키우고 있는 60세 이하 싱글 맘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배우자 없이 가계 부양과 자녀 교육을 도맡아 하는 힘겨움을 나누는 자리다.
민들레 동산의 주강사인 손인식 목사는 “싱글 맘으로 사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 불행한 일은 아니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겠지’ 생각하지 말고 예수께서 고쳐주실 것을 믿는 것이 전제다.
손 목사는 “싱글 맘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회나 가족도 일일이 돌보아주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깊은 상처를 가진 싱글 맘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것이 신앙 회복에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들레 동산을 실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김경섭 목사는 “아픔이 있는 분들이라 참석을 주저하는 경향도 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참가자가 늘고 있다”며 “애틀랜타와 한국에서도 오는 싱글 맘이 있을 만큼 교회 내 행사로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민들레 동산은 행사 특성상 기도와 설교 외에 싱글 맘끼리 갖는 대화 시간이 중요하다. 서로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위안을 많이 얻는다고. 홀로 된 이유에 따라 자연스레 대화 그룹이 나눠진다고 김 목사는 전한다.
또 한가지 특징은 이전에 참가자였다 아픔이 회복된 경험을 한 교인들이 다음 번부터는 봉사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후배 참가자에게 봉사자들이 지혜로운 홀로 서기, 상처 치유, 긍정적인 삶의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 들어서는 싱글 맘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젊은 만큼 재혼에 대한 갈망이 커 이에 대한 접근법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들레 동산 참가비는 전액 베델한인교회에서 부담한다. 문의 (949)854-4010

<김호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