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Ph. D는 Praise Him Daily”

2006-08-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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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 D는 Praise Him Daily”

이재일 교수는 꿈을 가지고 하나님께 간구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장애 딛고 선교·봉사 헌신 이재일 교수

한쪽 다리 짧은 장애 극복
미국 온지 4년만에 박사
2세 훈련·북한 선교 헌신
“고난은 훈련의 시간
다음 축복 기다려져”

여름에도 그녀는 발목까지 오는 겨울 신발을 신는다. 왼쪽 신발에는 4∼5㎝ 버팀 조각도 넣는다. 왼쪽 다리가 오른쪽보다 7.5㎝ 정도 짧고 가는 탓이다. 100만명 중 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희귀한 증상이다. 그래도 그녀는 “하나님께서 주신 장애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그렇다. 미국 온 지 4년만에 의류학에서는 탑10인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유명 의류회사 ‘애버크롬비&피치’의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금은 시애틀퍼시픽대학교의 의류학과 교수다.
이재일 교수(36)는 자서전 ‘나는 날마다 꿈을 디자인한다’에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 11년 미국 생활에 하나님이 어떻게 자신의 부족한 걸 채워주셨는지를 간증한다.
“의류학 중에서 저는 의복의 의미를 공부했어요. 철학에 가까웠기에 논문 쓰기가 어려웠어요. 부족한 영어도 하나님 은혜로 극복을 했죠. 의류회사를 지원할 때도 쟁쟁한 경력자들이 많았어요. 경험이 전무한 제가 뽑힌 것도 신기할 따름이죠. 장애라는 부족이 있으니 하나님께 더 의지하게 됐구요. 돌아볼 때마다 제 부족함을 채워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 교수에게 미국 생활은 ‘약한 자를 들어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사랑과 계획’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단다.
“성경 속 많은 인물들이 이민자였습니다. 아브라함, 요셉, 다니엘이 다 그랬죠. 힘든 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민자는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되죠. 고난이 오면 좋은 훈련의 시간이 왔구나 생각하면 좋죠. 그리고 하나님이 준비하실 다음 축복을 기다리면 되죠.”
이 교수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여한 소명은 무엇이라 생각할까. 부족한 자신에게 나타난 하나님 은혜를 본 비신자들이 주님의 존재를 믿게되는 역할을 맡긴 것 같다고 말한다.
“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대학 동기가 15장짜리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 친구는 온갖 신을 다 믿었는데 편지에서 ‘너같이 부족한 사람을 붙들어주시는 걸 보면 네가 믿는 하나님이 진정한 신 같다’고 썼더군요. 그렇게 하나님은 저를 전도의 도구로 쓰시는 것 같아요.”
이 교수는 봉사도 많이 한다. 시애틀 밀알선교단에서는 자폐아 부모를 위한 특강을 여는 등 장애인을 돕고 있다.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찬양CD를 만들어 북한과 중국 선교에 쓰고 있다. 한인 2세 교육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고, 시애틀 형제교회에서는 미혼자를 위한 ‘싱글 미니스트리’를 이끌고 있다.
그런 봉사 속에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으로 유명한 이지선씨도 만났다. 시애틀에서 1년 동안 이 교수 밑에서 신앙훈련을 받은 이씨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날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진정한 신앙인의 삶을 사는 재일 언니는 모든 사람의 인생에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박사(Ph. D)다. 그런데 자신은 이를 ‘Praise Him Daily’라고 해석한다. 날마다 하나님만을 찬양하는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에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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