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플로리다서 이송… LA동물원 특별전시

2006-08-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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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서 이송… LA동물원 특별전시

특별 전시관 연못에서 유유히 수영을 즐기고 있는 백색 악어. 섬뜩한 느낌을 주는 빨간색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하얀 악어 보셨습니까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나오는 백피증을 가진 알비노(albino) 사일러스. 흰 피부와 흰색 머리칼 가진 냉혹한 킬러로 소설은 사일러스를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에 서식하는 알비노 동물들은 냉혹한 킬러와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 같은 종의 동료 동물에 비해 힘이 약하고 순발력이 뒤떨어진다. 특히 보호색이 없기 때문에 천적들에게 쉽게 발견된다. 어린 나이에 천적의 먹이로 일찍 사라지면서 더욱 발견되기 어려운 게 바로 알비노 동물들이다. 동물원에서 역시 알비노를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LA 동물원(LA Zoo)에 그렇게 희귀하다는 흰색 알비노 악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플로리다 AZA 동물연구소에서 보호되고 있는 알비노 악어가 3달 동안 서부지역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어려운 행차를 한 것이다. LA동물원 입구 인근에 있는 유칼립투스 그로브(Eucalyptus Grove)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 연못에서 유유히 수영을 즐기고 있는 백색 악어. 온 몸이 흰색인데 단 한군데 눈만이 섬뜩한 느낌을 주는 빨간색이다. 거의 모든 동물에 눈에는 광선을 조절하는 색소 멜라닌이라는 물질이 있다. 알비노는 돌연변이에 의해 색소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눈 안에 있는 혈관 속을 흐르는 빨간색의 피가 비쳐 보인다. 악어 자체가 흉악한 모습인데 빨간색의 눈동자가 더욱 녀석의 모습을 험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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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동물원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는 사파리 셔틀버스.



남가주선 첫 공개 ‘Touch Zone, Photo Zone’마련… 유색 악어와 비교 체험도

남가주에서는 일반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이번 백색 악어 전시회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Touch Zone’ ‘Photo Zone’을 설치했다. 여러 종류 악어 가죽을 직접 만져보며 도시에서 만들기 어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인근에 중국 악어 전시관을 설치해 일반 유색 악어와 백색 악어의 크기와 생김새 등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백색 악어 전시관을 오픈하면서 ‘Out of the Swam’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시하고 있는데 수달(otter), 저어새(spoonbill), 따오기(ibis) 등의 동물 스테이션도 전시관 인근에 설치해 악어와 함께 서식하는 동물들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있다.
라이브 엔터테인먼트도 있다. 루이지애나 라인댄서(Louisiana Line Dancer), 케이전 밴드(Cajun Band) 등 악어가 서식하는 남부 지역의 라이브 뮤직 무대가 열린다.
동물원의 어드벤처 극장에서는 악어의 사냥을 주제로 한 ‘SNAP’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Riodan Kids Korner’에서는 늪지를 주제로 한 스토리 텔링 행사도 열린다. 흰색 악어 전시관은 오는 10월30일까지 문을 연다.
LA 동물원 이번 여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고 있다. 동물원 입구(Main Entrance Plaza) 안팎이 크게 확장되면서 아쿠아틱(Aquatic) 전시관과 디스커버리 센터 등이 새로 들어섰다. 패밀리 화장실, 기념품 샵 등 부대시설도 대폭 늘어났다.
‘닐 파피아노 어린이 놀이터’(Neil Papiano Children’s Park)도 동물원 거운데에 들어서 어린 방문객들에게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다. 2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놀이터는 동물형태의 그네, 미끄럼틀, 시소, 멍키 바(monkey bar)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25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놀이터에는 1~2세의 매우 어린 나이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장소도 있으며 장애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놀이터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동물원에서 요즘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동물로는 9만갤런의 풀에서 장난스럽게 수영을 하고 있는 물개와 바다사자. 여름철을 맞아 매일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30분이면 이 곳에서 물개 쇼가 열리는데 550파운드 거구의 바다사자가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공을 코에 올리고 통나무 위를 뛰어오르면서 재주를 부린다.
재미있는 쇼프로그램들도 열리고 있는데 익살스럽게 수다를 떠는 화려한 깃털의 앵무새, 날카로운 발톱으로 관중의 모자를 채어 가는 매 등이 등장하는 ‘새들의 세계’(World of Birds)와 귀여운 새, 징그러운 뱀들이 등장하는 ‘애니멀 인카운터’(Animal Encounter) 쇼가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랑우탄의 보금자리 ‘레드 에이프 레인 포레스트’ 역시 인파가 끊기지 않는 곳이다. 인도네시아의 오랑우탄 생태계를 그대로 모방해 만들어진 레인 포레스트에서는 수많은 관객들의 손짓에도 아랑곳 않고 몸만 긁적거리는 오랑우탄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볼 수 있다.
‘마할레 산의 침팬지’관이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직접 어린 염소나 사슴, 양 등을 만져보고 동물의 소리 등을 실감나게 들어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된 ‘위닉스 어린이 동물원’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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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직접 어린 염소나 사슴, 양 등을 만져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된 ‘위닉스 어린이 동물원’.

■Tips

동물원 측은 짧은 시간에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싶은 방문객과 노약자들을 위해 사파리 셔틀을 마련하고 있다. 셔틀버스의 탑승료는 성인 4달러, 아동은 2달러이다.
동물원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인데 여름철인 지금은 오는 노동절 연휴까지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 10달러, 노인 7달러, 어린이 5달러이다. 주소 및 문의 전화: 5333 Zoo Dr. LA, (323)644-6400, www.lazoo.org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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