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든 이를 껴안으신 분”

2006-08-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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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를 껴안으신 분”

김수환 추기경이 강원용 목사를 추모하는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개신교 원로 강원용 목사 장례 예배

17일(이하 한국시간) 향년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한국 개신교계의 원로인 여해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의 영결식이 유가족 및 김수환 추기경, 한명숙 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 본당에서 진행됐다.
김 추기경은 대표 조사를 통해 “목사님은 위아래 할 것이 없이 모든 이들을 껴안으며 복음의 예수님처럼 한 생을 사신 분”이라며 “특히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장애인, 노약자, 방황하는 젊은이들, 노동자, 농민 등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형제며 자매였던 착한 목사님”이라고 애도했다. 또 “목사님이 추구하신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라 오로지 이 땅, 이 겨레가 진리와 정의, 사랑 안에 살고 번영하는 것, 모든 이가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되고 완성되는 것이었다”며 “님은 정녕 어둠 속을 밝혀준 큰 별과 같은 존재”라고 추모했다.
장례예배 도중 “말로만 하지 말고 진실로 행동하고 실천하라. 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하라” “모든 생명은 세 번째 창조의 날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다시 만나자”는 살아 생전 고인의 설교 음성이 흘러나오자 추모객들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고인의 운구는 장례 예배가 끝난 뒤 오전 11시30분께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장지가 있는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공원 묘원으로 떠났다.
한편 장례예배 전 바이츠체커 전 독일 대통령, 샘 코비야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 니와노 니찌코 리쇼코세카이 회장 등 해외 인사들도 강 목사의 타계를 애도하는 조문을 잇따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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