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강원용 목사를 추모하는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개신교 원로 강원용 목사 장례 예배
17일(이하 한국시간) 향년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한국 개신교계의 원로인 여해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의 영결식이 유가족 및 김수환 추기경, 한명숙 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 본당에서 진행됐다.
김 추기경은 대표 조사를 통해 “목사님은 위아래 할 것이 없이 모든 이들을 껴안으며 복음의 예수님처럼 한 생을 사신 분”이라며 “특히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장애인, 노약자, 방황하는 젊은이들, 노동자, 농민 등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형제며 자매였던 착한 목사님”이라고 애도했다. 또 “목사님이 추구하신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라 오로지 이 땅, 이 겨레가 진리와 정의, 사랑 안에 살고 번영하는 것, 모든 이가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되고 완성되는 것이었다”며 “님은 정녕 어둠 속을 밝혀준 큰 별과 같은 존재”라고 추모했다.
장례예배 도중 “말로만 하지 말고 진실로 행동하고 실천하라. 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하라” “모든 생명은 세 번째 창조의 날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다시 만나자”는 살아 생전 고인의 설교 음성이 흘러나오자 추모객들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고인의 운구는 장례 예배가 끝난 뒤 오전 11시30분께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장지가 있는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공원 묘원으로 떠났다.
한편 장례예배 전 바이츠체커 전 독일 대통령, 샘 코비야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 니와노 니찌코 리쇼코세카이 회장 등 해외 인사들도 강 목사의 타계를 애도하는 조문을 잇따라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