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바깥으로 드러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것, 즉 한 인간의 역량에 주목하는 것은 현명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골퍼들의 환상적인 플레이, 사업가의 민첩한 기회포착 능력, 명장의 반열에 들어선 사람들의 뛰어난 숙련도, 명작가의 경외감을 안겨다주는 작품, 강연자들의 탁월한 강연, 음악가들의 훌륭한 연주, 마라토너들의 우수한 기록, 이 모든 것은 겉으로 드러난다.”
위의 글은 공병호 박사가 쓴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에 수록된 부분입니다.
명품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명품은 질이 뛰어나고 값이 비싸서 괜찮다는 것만 아니고 그만한 상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생각하고 구입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쉽게 말해 디자인이나 느낌을 생각지 않고 상표 가치나 고가의 금액을 지불하고 매입한다는 우월감으로 자기만족이나 심리적인 신분상승을 느끼기 위해서인 경우도 많은 것입니다.
‘샤넬’이라는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녀는 1916년 최고의 패션이라 일컫는 오뜨 꾸뛰르 콜렉션 발표 후 당시 상복에만 사용하던 검은색을 일반 패션에 도입해 화제를 불러오며, 1941년 파리에 모자가게를 개점한 가브리엘 코코 샤넬에 의해 시작된 샤넬 브랜드는 CC 로고와 샤넬 수트로 상당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샤넬은 사교계에 진출하여 행동 반경을 넓히며 명예와 부를 거머쥐었고 대표적인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샤넬은 시대를 앞서가는 대담성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현대적 의복의 창조와 개성을 강조하며 관습을 타파하고 자유와 활동성을 추구하는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들어 의복의 역사에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샤넬은 또한 액세서리와 보석을 추가하여 패셔너블한 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미국의 보그지는 의상에서 액세서리까지 총 망라한 샤넬의 모든 작업을 ‘토탈룩’ 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때부터 토탈 패션이라는 개념과 단어가 쓰이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샤넬의 상징인 금 체인의 누비 핸드백, 검정 토우 베이지 샌들, 다리를 더욱 더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 샤넬 라인의 창조 등을 통해 토탈 룩을 구현했습니다. 샤넬의 토탈룩은 멋과 유행을 창조하는데서 머무르지 않고 여성을 위한 실용성을 부여하려는 노력도 깃들여 있습니다.
즉, 손을 해방시키기 위한 금 체인이 달린 핸드백의 고안,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하기 위한 베이지색 샌들, 손을 넣기 편하게 실용적으로 디자인 된 포켓 등 샤넬의 창조 정신은 현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필트에 의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1983년부터 샤넬을 책임지고 있는 칼 라거필트는 샤넬의 기본 스타일에 충실하며 그것에 덧붙여 보다 미래적인 창의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는 독창적인 고급스러움을 만들어내 샤넬의 정통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샤넬은 파리 패션의 자존심과 주역이며 전 세계 많은 여성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90여년 동안 아름다움을 창조한 샤넬은 명품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명품만이 우리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름다움의 창조는 자신감이며 그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값비싼 명품을 착용하는 사람이나 실용적인 시장제품을 착용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감각에 의한 개성 있고 어울리는 패션의 표현이 중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값비싼 명품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분위기에 조화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조화되는 시장제품보다 못한 것이 됩니다.
패션은 금전적인 능력이나 사회적인 위치를 과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적당한 가격의 실용적인 패션으로 브랜드 이상의 외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멋이며 그것이 바로 명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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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