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핵실험 진폭 거의 비슷… 3시간내 분석가능
휴전선 등 30여개 관측소 지진파 감시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하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남측은 이를 탐지할 수 있을까.
국내 전문가들은 휴전선에서 2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북한의 산악지역에서 핵실험을 하면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릴 뿐 핵실험 여부를 가려내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하 핵실험을 했을 때 진폭과 지진파는 매우 흡사하지만 핵실험에 따른 파동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감지, 분석하는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원주관측소와 경주 효동리, 홍성, 지리산 종합관측소 등 전국에 30여개의 지진관측소를 운용하고 있다. 원주관측소는 한반도 주변에서 다이너마이트 300t 이상 규모의 인공폭발이 있으면 오스트리아 빈의 유엔 국제자료센터(IDC)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밀착 감시하기 위해 휴전선 인근에 최전방 관측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관측소에서는 지진을 비롯한 핵실험 여파에 따른 진폭을 놓치지 않고 탐지할 수 있다.
북한이 지하 1km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높은 진폭의 지진파가 발생한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실험이라면 진도 3.8~4.5 정도의 지진파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물론 이런 규모의 지진파가 지진 또는 ‘인공폭발’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하기 위한 기술적 분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관측소로부터 50~60km 거리에서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수분 내 구별할 수 있지만 200km 이상 떨어졌다면 상황은 다르다. 여러 장비에 나타난 데이터를 분석해 핵실험여부를 가려내는데 2~3시간이 걸린다는 것.
지진 및 지질관측 분야의 한 전문가는 지진파와 핵실험에 의한 파동은 관측소가 가까운 곳에 있으면 파형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의 경우 어디서 핵실험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진파와 핵실험 파 인지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지질자원연구원측은 정부에 분석 인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함북 길주군을 비롯한 자강도 하갑, 평안북도 천마산등 여러 곳을 지하 핵실험 장소로 적합한 곳으로 지목하고 감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확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지상에서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대기를 타고 전파되는 저주파(5Hz 이하)를 분석해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연구센터를 비롯해 철원, 간성관측소에서는 공중음파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도 전국 37곳에 설치된 무인 환경방사선감시기를 이용해 방사능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지상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통신감청을 비롯한 미국의 KH-11 군사위성과 RC-135, EP-3 정찰기 등을 이용해 초기부터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