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 식당 가면~“안 먹고는 못 배겨”

2006-08-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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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식당 가면~“안 먹고는 못 배겨”

명동교자의 이금숙 매니저가 먹음직스러운 만두와 메인 요리인 칼국수를 함께 서브하고 있다.

■‘주연 보다 빛나는 조연 음식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 있다.
훌륭한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보면 주연만큼 눈에 띄는 사람들이
훌륭한 조연들이다. 어찌 보면 주연보다 더욱 원숙한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조연이라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시킴과 동시에 주연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들러리 역할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타운내 유명식당을 찾아보면 이 같은 조연의 법칙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명 요리 뒤에는 반드시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사이드 요리, 혹은 반찬이
있는데 이들 ‘조연 요리’의 맛을 못 잊어 그 식당을 찾게 될 만큼 그들(?)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조연 요리들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주연 요리와 함께 곁들여 먹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인데,
각 식당에서 권유하는 대로 궁합이 맞는 메인 요리들을 함께 즐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LA 한인타운내 유명 음식점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음식’을 모아봤다.

■명동교자의 만두
명동 칼국수, 비빔국수, 만두, 콩국수와 동치미 국수 5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명동교자는 점심시간이면 칼국수를 먹기 위해 몰려드는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명식당. 쫄깃한 면발과 닭고기 육수로 맛을 낸 시원한 국물, 매콤한 다대기 맛이 일품인 칼국수야 말할 것도 없으며 비빔국수와 여름철을 겨냥해 새로 나온 콩국수와 동치미 국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집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은 메인 메뉴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만두. 이 집에 들어서면 모든 테이블 위에서 만두를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고객이 즐겨 먹는 ‘필수 메뉴’인데, 주문하면 가장 빨리 나오기 때문에 다른 메인 요리가 나올 때까지 허기진 배를 달래는 동시 입맛을 돋워주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부드럽고 얇은 만두피 속에 푸짐한 살코기와 향긋한 부추, 갖은 야채가 듬뿍 들어가 있어 풍부한 맛을 선사하는데 그야말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 칼국수와 만두 등 모든 메뉴가 동일하게 6.99달러다.
3630 Wilshire Blvd. (213)385-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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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교자의 메인 요리인 칼국수와 먹음직스러운 만두.

■길목의 동치미국수
제임스 우드와 웨스트모어랜드 인근에 위치한 길목은 25년 전통의 구이전문집.
그러나 수많은 고객들이 길목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메뉴는 이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동치미국수다. 새콤 시원한 맛이 일품인 동치미 국물에 부드러운 면, 싱싱한 오이와 토마토가 둥둥 떠있어 각종 구이 메뉴와 함께 먹으면 개운한 입가심으로 그만인데 늘 한결같은 맛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다. 특히 말로 설명할 수 없이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의 길목 동치미 국물은 다른 식당에서는 도저히 같은 맛을 맛 볼 수 없다. 이는 25년 전부터 한결같은 맛을 내는 주방장 송양순씨 만의 비밀 레서피로 만들기 때문이다.
송씨에 따르면 길목 동치미 국수 맛의 비결은 육수를 따로 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치미 김치를 직접 담근 뒤 그 김치 국물 원액을 그대로 국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깊고 살아있다는 것. 매일매일 10갤런 통의 동치미국수 국물을 35~55개씩 만들어 내는데 식당 내 동치미 국물만을 저장하는 방이 따로 있을 정도다.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하루에만 400~500그릇이 팔리는 동치미 국수는 타주와 외국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줄을 이을 정도의 유명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세리토스에 2호점이 있으며 동치미국수 6.95달러, 각종 구이 13.95~18.95달러, 육계장 7.95달러.
2819 W. James M. Wood Bl. (213)487-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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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의 손양순 주방장이 길목의 대표메뉴 동치미 국수를 서브하고 있다.

‘못잊을 별미’다시 찾아요

■예예의 계란말이
웨스턴과 멜로즈 인근에 위치한 한식전문 예예는 추어탕과 매운탕, 알탕 등 메인 요리는 물론이요 정갈하고 맛있는 반찬으로 특히 사랑 받는 곳. 매번 음식을 시킬 때마다 풋고추 절임, 총각김치, 단호박, 풋고추 멸치조림 등 듣기만 해도 침이 도는 반찬 6~8가지가 깔끔하게 서브되는데 그 중 최고 인기 반찬으로 꼽히는 두툼한 계란말이는 손님들의 젓가락이 끊이지 않는 최고 인기반찬이다.
어린 시절 즐겨먹던 도시락 반찬을 연상시키는 계란말이는 어머니가 금방 부쳐주신 듯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서브되는데 주문을 받으면 바로바로 금방 부쳐서 나오기 때문에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럽다. 특히 당근과 호박 등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가 풍부한 맛이 나며, 짜지 않고 담백하게 간이 돼있어 입맛 돋우는 최고의 반찬으로, 각종 탕과 생선요리, 매운탕 등 메인 요리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를 이룬다. 생선구이와 조림 8.99~13.99달러, 추어탕 7.99달러, 청국장 6.99, 알탕 9.99달러.
946 N. Western Ave. (323)465-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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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돋우는 최고의 반찬인 예예의 계란말이

■죽향의 감자전
건강식 전문점 죽향이 여름철을 맞아 개시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초계면. 메밀로 만든 부드럽고 쫄깃한 면 위에 굵게 찢은 닭고기와, 오이, 무, 열무김치, 토마토 등을 푸짐하게 얹은 뒤 살얼음 상태인 국물을 넉넉하게 부어 나오는데 여기에 식초와 매콤한 겨자소스로 맛을 낸 뒤 살얼음이 동동 띄워져 서브되는 초계면은 여름철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주는 최고의 별미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초계면과 함께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부쳐진 감자전이 서브된다는 사실이다. 죽향의 마리아 하 사장이 직접 고안해낸 감자전은 초계면 하나로는 조금 허전한 고객들을 위해 곁들여진 ‘깜짝 메뉴’인데 할라피뇨가 살짝 들어가 매콤하면서도 바삭하게 부쳐져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초계면의 시원 새콤한 국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감자전을 맛보러 찾아오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은데, 한인타운의 다른 식당에서는 찾아볼 수 힘든 메뉴라는 점도 더욱 매력적이다. 죽향 감자전은 초계면을 주문하면 함께 서브된다. 초계면 10.99달러, 대나무통 정식 12.99~17.99달러, 건강김치국밥 7.99달러, 죽 7.99~11.99달러.
3177 W. Olympic Bl. (213)487-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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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하면서 고소한 죽향의 감자전

■성북동의 묵은지 김치
6가와 베렌도에 위치한 성북동은 ‘집에서 먹는 밥’ 같은 정갈한 음식과 정성으로 사랑 받는 식당이다. 자타공인 성북동의 명물로 자리잡은 고등어조림은 주인 손영희씨가 직접 담근 묵은 지 김치와 함께 나오는 입맛 당기는 요리. 고등어 살코기의 고소한 맛과 매콤 시큼한 묵은지 김치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데 반가운 사실은 이 묵은지가 반찬으로도 서브되는 것이다.
반찬으로 서브되는 묵은지 김치는 청갓김치와 총각김치로, 손 사장이 정성껏 담근 뒤 6개월 이상 숙성시켜 서브되기 때문에 깊으면서도 그윽한 맛을 연출하는데 김치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입맛 당기는 아이템이다.
고등어 조림 12.99달러, 갈비찜 18.99달러, 성북동 국밥 8.99달러, 불고기와 된장찌개, 돼지 불고기와 된장찌개 콤보는 12.99달러.
3303 W. 6th St. (213)738-8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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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큼하면서 그윽한 맛이 일품인 성북동의 묵은지 김치.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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