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샌세배인 플랫츠/쿠카몽가 픽

2006-08-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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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카몽가 픽은 동서로 길게 뻗는 샌개브리엘 산맥의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높은 산봉우리이다. LA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인 15번을 타고 남가주의 대관령이라 볼 수 있는 카혼패스 고개를 오르면 프리웨이 왼쪽에 우뚝 솟아있는 산봉우리가 바로 쿠가몽가 픽이다.
이 산 북쪽면을 자세히 보면 지형이 참 재미있게 생겨 있다. 산밑에서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중간에 가서 갑자기 펑퍼짐하게 쭉 들어갔다가 또 다시 급경사를 타면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꼴이 꼭 사람이 앉는 의자처럼 생겨 있다. 이 중간 부분의 펑퍼짐한 땅을 샌세배인 플랫츠(San Sevaine Flats)라고 부른다.
이 산 남쪽 기슭의 마을인 랜초 쿠카몽가에는 아직도 오래된 포도농장들이 여기저기에 많이 흩어져 있는데 이 지역 토양과 기후가 아주 적합해서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포도재배가 대성황을 이루었고 포도주를 만드는 주정공장이 대단히 성업했다고 한다.
그때 한 주정공장의 주인이었던 피에르 새인세배인(Pierre Sainsevain)이라는 사람이 현재 샌세배인 플랫츠라고 부르는 곳의 옹달샘에서 맑은 물을 길어다가 질이 좋은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San Sevaine Flats라는 지명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하는데 웬일인지 오늘날 이 지역은 등산로가 많지 않아 인적이 드물고 대단히 외지다.
하지만 유달리 숲이 우거지고 온갖 나무들이 울창하며 지금은 아깝게도 쓰러지고 없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경이 7.5피트나 되는 침엽수종으로는 남가주에서 제일 큰 거목이 자라고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하는 이 등산코스는 샌세배인 플랫츠에서 걷기 시작하여 쿠카몽가 픽 정상까지 갔다오는 등산로인데 등산로 전체적 분위기가 투박하고 거칠고 대단히 남성적이라 진짜배기 산꾼들이 즐겨 가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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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LA에서 프리웨이 10번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15번이 나오면 15번 노스로 갈아탄다. 폰태나 근방에 있는 Sierra Ave.에서 내려서 좌회전(북쪽)하여 약간 가면 길 이름이 Lytle Creek Rd.로 바뀐다. 계속 드라이브하여 따라 가면 1.5마일 지점에서 Forest Road 1N34와 만난다.
좌회전하여 5마일 더 가면 San Sevaine Flats 입구에 닿는다. 여기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걷기 시작하면 되는데 2.5마일 정도 걸으면 길은 아예 없어지고 조그만 트레일이 되어버린다. 트레일 따라 계속 오르면 해발고도 8,859피트 높이의 정상이 나온다. 하지만 오르는 경사가 대단히 심하여 아무리 걷는데 단련된 사람도 여기에서는 헉헉거리게 되는 곳이다.
왕복이 12마일이고 엘리베이션 게인이 3,300피트인 하루에 갔다오기에는 대단히 힘든 코스이다. 5월에서부터 10월까지가 등산하기 좋다. 차 파킹을 위해서는 어드벤처 패스가 필요한 곳이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 : 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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