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으로… 죽으로… 국수로… “여름엔 닭!”

2006-08-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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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로 만드는
한여름 보양 음식 4

뜨겁게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름은 몸이 허해지기 쉽고 속이 차가워져 배탈이나 때아닌 감기가 걸리기도 쉬운 계절이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삼계탕에는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운 날씨에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는 땀을 흘리게 되고 그 때문에 피부로 뜨거운 양기운이 몰리면서 자연히 몸 내부로 차가운 음기운이 몰린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수박이나 팥빙수등의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설사나 배탈이 쉽게 나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이면 양기운을 보충해주는 보양음식을 찾게되는데 성질이 몹시 뜨거운 닭고기, 인삼, 대추 등을 함께 달여 먹어줌으로써 차가워진 속을 달래주는 것이다.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데 최고로 치는 닭을 고운 음식은 삼계탕이 아니더라도 다양하고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닭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유기농으로 키운 것을 구입한다. 요리했을 때 냄새도 거의 나지 않고 살이 부드러워 맛도 훨씬 좋기 때문이다. 신선하고 껍질이 크림색이며 살이 올라 통통한 닭을 한마리 구입하여 깨끗이 손질한다. 닭은 배를 갈라 통째로 흐르는 물에 대고 속을 깨끗이 씻어준다.
내장이나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삶았을 때 누린내가 나므로 세심하게 제거한다. 닭의 꽁무니 안쪽에 있는 노란 기름 덩어리를 잘라내고 목 부분과 껍질과 살에 붙어있는 지방도 잘 떼어낸다.
껍질을 제거하고 싶으면 끓는 물에 5분 정도 삶아내면 껍질을 벗겨내기가 훨씬 쉽고 지방도 함께 녹아내려 한번에 손질이 된다. 닭도리탕 등을 끓일 때는 뼈와 뼈 사이의 관절을 잘 저며서 잘라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내고 작은 크기의 닭은 통째로 삶아도 된다.
양파, 셀러리, 당근등을 함께 넣어 삶아서 나비모양 파스타와 함께 익혀내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치킨누들 수프가 되고 진하게 우러난 국물만으로 여러가지 수프를 끓일 수도 있어 활용도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이며 한국 전통적인 방법으로 닭 육수를 만드는 방법은 닭 한마리의 목과 뼈를 깨끗이 씻어 그릴에 놓고 약한 불에 서서히 노릇하게 구워내서 냄비에 구운 목과 뼈, 다시마와 20컵 정도의 물을 붓고 센물에서 끓이면서 거품과 기름을 걷어낸다. 한번 센 불에서 끓인 후 약한 불로 줄여서 물의 양이 반이 되도록 천천히 끓여내면 된다.
이 닭 뼈 육수는 닭을 이용해서 국물을 내는 방법 중 가장 향과 맛이 강한 국물이므로 닭 육수를 이용하는 모든 요리에 쓰면 좋고 다른 장국이나 물과 희석하여 써도 향이나 맛이 줄지 않는다.
인삼 등의 고급 재료가 갖춰져 있지 않아도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야채와 함께 닭 한마리 푸욱 고아 살도 발라먹고 국물을 이용해 갖가지 국도 끓여 푸짐하고 건강까지 챙기는 한여름의 식탁을 꾸며보자.

1. 닭 미역국
▲재료: 닭 1/4마리 ,미역 불린 것 크게 한줌, 간 마늘 1큰술, 참기름, 소금
▲만들기: 닭과 물 6-7컵 정도를 넣어 푹 삶아질 정도로 익힌다. 기호에 따라 통후추나 통마늘을 같이 넣어 삶아준다. 다른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간 마늘과 불린 미역을 볶는다. 미역이 윤기나게 잘 볶아졌으면 닭 육수를 부어 끓이다가 미역이 완전히 익으면 삶아둔 닭살을 잘게 찢어 넣는다. 소금으로 간한다. 맛이 순하고 고기가 부드러워 산모에게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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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닭 야채죽
▲재료: 닭 1/2마리, 당근 반개, 호박 반개, 양파 반개, 양송이 버섯 2개, 밥 1공기, 소금, 후추
▲만들기: 닭과 물 10컵 정도를 부어 닭살이 흐물하게 푹 삶아지고 뽀얀 국물이 날 때까지 삶는다. 기호에 따라 양파, 대파 등을 넣고 같이 삶으면 국물 맛이 달아진다. 죽을 끓일 냄비에 닭 삶은 육수를 뜨거울 때 3컵 정도 붓고 아주 작게 썬 야채들을 넣고 밥을 넣어 저어준다. 잘 저어주면서 10분정도 끓인다. 농도에 따라 닭 육수를 더한다.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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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닭 칼국수
▲재료: 닭 1/2마리, 호박 1/4개, 감자 반개, 마늘 다진 것. 양념장(간장 2큰술, 고춧가루 1/2큰술, 파 다진 것, 풋고추 다진 것, 참기름, 깨소금, 깨)
▲만들기: 닭과 물 10컵 정도를 넣어 닭살이 물러지도록 푹 삶는다. 칼국수 끓일 냄비에 닭 삶은 육수를 부어 끓으면 먹기 좋게 썬 감자를 넣고 반쯤 익었을 때 칼국수와 호박을 넣어 끓인다. 마지막에 삶아둔 닭살을 먹기 좋게 찢어 넣어 함께 끓이거나 닭살을 고춧가루, 소금, 마늘과 양념해 무쳐서 마지막에 올려내도 된다. 잘 삶아진 국수와 국물을 담고 양념장을 곁들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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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닭개장
▲재료: 중닭 1/2마리, 고사리 한줌, 대파 반개, 당면 불린 것 조금, 계란 1개, 고춧가루 3큰술, 국간장 2큰술, 소금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고추기름 1큰술
▲만들기: 닭과 물 10컵 정도를 넣어 닭살이 물러지도록 푹 삶는다. 고사리는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살짝 데쳐둔다. 냄비에 양념들과 고사리 닭살 찢은 것을 넣고 고추기름을 둘러 볶다가 닭 육수를 부어 끓인다. 보글보글 끓으면 대파와 당면을 넣고 살짝만 풀어진 계란을 넣는다. 마지막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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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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